알쏭달쏭 부동산法

'매출액 부풀려 커피숍 계약'…"양도인·중개업자 책임져야"

계약 전 매출 관련 자료 확인하고 계약서에 매출금 내역 기재해 손해 예방 필요

이건욱 변호사(법무법인 대지) 2016.05.11 07:50


희망퇴직이다 뭐다 해서 40대 후반부터 직장을 퇴직하고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 장사에 경험이 없다 보니 어느 정도 상권이 형성된 입지를 찾게 된다.


이 경우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이라는 것을 지급하게 된다. 권리금이란 '기존 점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과 영업 방식을 이어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권리금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매출과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다.


매출을 부풀려 가게를 판 사람(양도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와 그 경우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지에 관해 다뤄본다. 이에 대해 지난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의미있는 판결(2015나20963 판결)이 있다. 이 판결의 검토를 통해 부풀린 매출에 속아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의 법률 관계를 살펴 보기로 하자.


매출액 부풀려 커피숍 계약…양도인과 중개업자 책임져야


A씨는 창업컨걸턴트 B씨의 중개로 C씨가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권리금 7800만원을 주고 샀다. 이 커피숍은 C씨가 2011년 1월 권리금 1억4000만원에 사서 영업하던 가게로 C씨는 2011년 12월 가게를 부동산에 팔기 위해 내놓았다. B씨는 C씨에게 A씨를 소개했고, A씨로부터 중개수수료로 200만원을 받았다. 이 중개과정에서 C씨는 매출액을 실제보다 부풀린 관련 서류를 A씨에게 제시했다.


A씨는 2012년 2월부터 이 커피숍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벌이가 신통치 않았다. 적자를 거듭하던 A씨는 인수 9개월 후 임대인에게 차임마저 지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결국 임대인으로부터 건물에서 나가라는 소송까지 당했다. 이에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잘못된 매출 정보로 커피숍 계약을 체결하게 했으니 B씨와 C씨는 함께 8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소송에 대해 C씨는 "현금을 받고 판매한 내역을 판매시스템에 기록하지 않았을 뿐 매출을 부풀린 사실이 없다"라고 항변했다. 1심은 C씨의 항변을 받아들여 "현실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나 세금 절감을 위해 매출액을 축소하는 음성적 관행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B씨와 C씨가 A씨에게 과장된 정보를 제공해 속이거나 착오를 일으키게 하기에 부족하다"라는 이유로 A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이와 달랐다. 2심은 "C씨가 운영할 당시 프랜차이즈 가맹업자에게 로열티를 면제받았기 때문에 매달 약 700만원에서 800만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축소시킬 필요가 없었다"며 "커피숍이 흑자였다면 1년 남짓 운영한 후에 본인이 지급했던 1억4000만원의 절반을 약간 넘는 금액으로 재차 커피숍을 양도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B와 C씨에게 권리금과 수수료 상당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커피숍의 영업상태 등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양수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B와 C씨의 책임은 50%로 제한해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는 매출 부풀리기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명시했다. 또 매출 부풀리기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양수인의 잘못을 들어 양도인의 책임을 제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상가 점포의 중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점 또한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약 전 매출 관련 자료 확인하고 계약서에 매출금 내역 기재해야


매번 얘기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수습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과 비용이 따르는 법이다. 계약 시점에 이런 손해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양도인의 얘기만 듣고 계약을 체결하는데 매출관련 자료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대부분 거래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현금거래 비중이 크다고 할 경우 보다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권리금을 많이 받기 위해 신용카드 매출을 부풀리는 경우까지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특히 한번 거래시 매출금이 큰 고급식당이나 주점의 경우 매출 부풀리기가 많이 발생한다. 권리금 계약을 체결할 때 확인사항으로 양도인이 제시한 매출금 내역을 계약서에 기재해 훗날 분쟁이 발생할 경우 증거로 활용하기 바란다.


이건욱 변호사는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무법인 대지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부동산, 건축 분야와 관련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저서 집필에도 힘쓰고 있는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부동산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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