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부해서 남 주는 마케팅

[조우성의 로세이] "변호사, 전문지식 지속적으로 일반인과 공유해야"

조우성 변호사(머스트노우) 2016.06.01 08:21

"저는 술도 잘 못하고 인맥도 없는 편인데, 어떻게 수임활동을 해야 할까요?"

최근 개업한 어느 후배 변호사의 고민상담. 그래서 들려줬던 이야기를 여기에 옮겨본다. 1년6개월 전 오랫동안 몸담았던 대형 법무법인을 떠나 중소형 법무법인의 분사무소에 합류해 지금까지 이르고 있는데 그 동안 진행한 사건들의 수임경로를 살펴봤다.

그간 진행했던 법률 강의를 통해 알게 된 수강생들이 의뢰한 사건 40%,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페이스북)에 올린 칼럼을 보고 의뢰한 사건 30%, 강의나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알고 있던 사람이 지인에게 적극 추천해서 사건을 맡게 된 경우 15%, 나머지 경우 15%. 막연하게만 추측했는데 정확히 따져보니 강의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수임하는 비율이 전체의 85%나 됐다.

강의는 참 좋은 고객 확보의 수단이다. 아직도 '법'이라는 테마로 기업인이나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강의해줄 수 있는 변호사가 많지 않다. 하지만 수요는 크다. 일단 강의를 통해 만나면 자연스럽게 '선생-학생' 구도가 형성되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한 시간 정도 특정 주제로 강의할 수 있는 연습부터 시작하면 좋다.

온라인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은 공감할 것이다. 구체적인 온라인 활용법에 대해 핵심만 알려 드리면 먼저 블로그를 만들어 일정한 주제로 꾸준히 글을 올리고, 그 다음 해당 글을 지속적으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글을 자주 올려야 포털사이트에서도 검색된다.

우리가 특정 질병 때문에 의사를 찾으려고 할 때 어떻게 하는가?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포털에서 검색을 한다. 또 어느 의사를 추천 받고서도, 포털 사이트에서 그 의사의 이름을 입력해본다. 부인할 수 없는 소비자 행동패턴이다. 고객들이 변호사를 찾을 때도 이와 같지 않겠는가?

온라인에서 유독 광고성 링크에만 노출된 전문가들이 있다. 소비자들은 광고는 광고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안다. 다양한 칼럼을 통해 자신의 전문지식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전문가라면 신뢰를 준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때는 바람개비를 들고 뛰어야 한다. 간에 안 좋은 술에 의존하지 말고, 열심히 연구해서 적극적으로 강의하고, 그 내용을 널리 널리 공유하자. 공부해서 남 주는 것. 그것이 전문가 마케팅의 시작이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뚜벅이 변호사'·'로케터'로 유명한 조우성 변호사는 머스트노우 대표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현재는 기업분쟁연구소(CDRI)를 운영 중이다. 베스트셀러인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사람이 있다면'의 저자이자 기업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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