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변호사 등록료인상 논란…신규변호사 부담가중 vs. 경력·신규 통일적용

한법협 "총회의결 거쳐야…등록료 재조정 필요"

송민경(변호사), 유동주 기자 2017.02.15 01:52

하창우 대한변협회장이 2016년 4월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53회 법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김현 변호사. 오는 2월 27일부터 협회장 업무를 맡게 된다./사진=뉴스1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번달부터 신규 변호사가 개업시 내야하는 변호사 등록료를 100만원으로 인상한 조치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변협이 변호사 자격 등록료를 100만원으로 졸속 인상한 것에 반대하며 등록료를 재조정할 것을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변협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변호사 등록료를 신규·경력 구분없이 일괄적으로 100만원으로 정하는 내용을 통과시켰다. 이전까지는 △판·검사, 장기 군법무관은 150만원 △기타 공직 퇴임자, 기업체 임직원, 단기 군법무관, 신규변호사 등 그 외의 경우는 50만원 등으로 금액이 달랐다. 


기존에 적용되오던 등록료 기준은 지난 2008년 2월 19일부터 적용된 것으로 당시 연수원 수료자는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경력자는 5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됐었다. 등록료 기준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변협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된다. 따라서 이 규정 개정에 절차 상 문제는 없는 셈이다. 


다만 한법협에서는 신규 변호사에 대한 등록료 인상은 변호사회원의 권리와 의무와 관련된 중요사항이기 때문에 총회 의결이 필요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 규정상으론 이사회에서 통과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더라도 총회 의결에 준하는 문제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한법협은 특히 "변협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공고, 공청회는 물론 충분한 논의과정도 생략한 채 기성 법조인들끼리 모여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규 변호사가 업무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 변협에 등록되지 않은 변호사는 소송 등의 업무 자체를 할 수가 없다. 특히 신규 변호사들은 여기에 별도로 지방변호사회에 수백만원의 입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한법협은 "등록료라 함은 이를 내지 않고는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는 신규변호사들에게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조세적 성격이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변협 집행부가 취임식만 남겨놓은 상태인 현재, 그동안 특별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도 없는 등록료에 대해 인상이라는 변호사 사회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줄 안건을 독단적으로 결정한 점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은 현 변협 집행부가 등록료 인상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현 하창우 협회장 임기가 오는 27일로 종료되고 새로 당선된 김현 변호사가 차기 협회장 업무를 맡게 된다. 김현 당선자는 지난 1월 16일 당선됐고 그 이후부터는 사실상 인수인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기존에 적용됐던 등록료 기준은 지난 2008년 2월 19일부터 적용된 것이다. 당시 연수원 수료자는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경력자는 5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됐었다.


변협은 등록료 '인상'이 아니라 경력·신규 변호사들을 구분하지 않고 '통일'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료 인하 효과를 누리는 공직 퇴임 전관 변호사보다 인상 부담을 지게되는 신규 변호사 수가 훨씬 많다. 이에 따라 변협 등록료 수입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준으로 신규 변호사는 약 1600여명 늘어나게 되고 이들이 모두 개업 등록을 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변협 수입은 8억원 가량 증가한다.
변협의 등록료 인상에 대해 변호사업계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중견 변호사들은 변협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비해 예산이 부족해 인상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인상에 대해 직접 적용을 받는 신규 변호사들은 취업도 힘든 상황에서 등록료까지 올라 이중고를 겪기 때문에 변협의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이효은 변협 대변인은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예산이 풍족하지만 변협은 그렇지 않다"며 "재정이 열악해 변협은 회관(건물)이 없고 장기 목표가 회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로스쿨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돈을 더 많이 받으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원래 2월 6일이 원래 정례 이사회날인데 1월말에 통과시켜 연수원 수료자들에게도 똑같이 100만원을 받기위해 일부러 이사회를 당겨서 처리했고 무리한 인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 차기 변협 협회장은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5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실무연수가 늦게 끝난 탓에 개업 등록이 늦어져 올 2월 이후에 등록을 하게 된 신규 변호사들에 대해선 종전의 등록료 50만원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도 아직 취업이나 개업을 하지 못해 등록을 마치지 않은 변호사들이 수백명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협 홈페이지 등록료 인상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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