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리인단 "재판 함부로 진행하나" 심판정서 고성

김종훈 기자 2017.02.20 14:02

20일 오전 서울 북촌로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이 진행되고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또 재판진행을 방해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변론종결을 알리자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인 김평우 변호사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이 권한대행이 어떤 내용을 발언할 것인지를 물었으나 김 변호사는 "지금 시간이 열두시(정오)가 넘었는데 제가 당뇨가 있다"며 "제가 어지럼증이 있어서 음식을 조금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우선 오전 재판을 끝내고 오후에 이어서 계속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오후 일정은 전부 취소된 상황이었다. 이에 이 권한대행이 다음 기일에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권유했으나 김 변호사는 "아니다. 오늘 하겠다"라며 "준비를 해왔으니까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부터 변론하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다 갑자기 변론을 강행하겠다는 김 변호사의 태도에 이 권한대행은 "재판 진행은 저희가 한다. 오늘 변론은 여기까지 하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 변호사는 "지금 하겠다는데 왜 이러시냐. 왜 막으시냐"라며 "지금까지 열두시에 변론을 끝내야 한다는 법칙이 있었냐.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냐"고 고성을 질렀다. 이날 변론은 이 상태로 종료됐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심판정 안에서의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서석구 변호사가 심판정 안에서 태극기를 꺼내드는 '태극기 퍼포먼스'를 했다가 제지를 당했으며, 정장현 변호사가 증인신문 도중 이의를 제기했단 이유로 소추위원단 측 이명웅 변호사에게 "예의를 지켜라"라고 목소리를 높여 설전이 벌어진 적이 있다.

변론이 끝나고 대리인단 대표인 이중환 변호사는 "변호사가 변론을 하겠다는데 제지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김 변호사가 어떤 내용을 변론하려고 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의한 내용이 아니라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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