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朴대통령과 대포폰 통화한 적 없다" 특검수사 부인

김종훈 기자 2017.02.20 21:22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포폰(차명휴대전화)으로 570여회 통화했다는 특검 수사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직접 발언권을 요청한 뒤 "박 대통령과 대포폰으로 통화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은 지난 15일 윤전추 행정관이 자신의 명의로 박 대통령과 최씨에게 대포폰을 1대씩 개통해줬고, 두 사람은 이 휴대폰으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통화횟수는 지난해 4월18일부터 10월26일까지 570여회였다. 특히 국정농단 파문으로 최씨가 독일로 도피한 9월3일부터는 127회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통령이 대포폰을 썼다는 정황은 헌법재판소에서도 포착됐다. 앞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나와 보안에 대한 막연한 우려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 대포폰을 줬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는 박 대통령 본인은 대포폰을 쓰고 있는 줄 몰랐을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나 특검에 따르면 두 사람의 통화는 JTBC에서 최씨의 태블릿PC가 보도된 작년 10월26일부터 중단됐다. 이날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이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지만, 박 대통령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최씨의 국정개입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박 대통령이 6개월이나 사용한 기기를 갑자기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정 전 비서관의 진술과 달리 박 대통령은 자신이 쓰는 기기가 대포폰임을 알고 있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자 최씨는 언니 최순득씨와 조카 장시호씨를 통해 윤 행정관의 대포폰에 전화를 걸었고, 이 전화로 박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한다. 이 내용에 대해 최씨는 "윤 청와대 행정관과 대포폰을 사용해 통화한 적도 없다"며 "언니와 한 차례 통화한 적이 있는데, 장시호가 그 번호를 보고 특검에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특검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며 특검의 수사를 '언론플레이'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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