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체납 세금을 주주가 낸다?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오태환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2017.03.23 10:00

세금은 소득이 생겼거나 재화 등을 거래할 때 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주식을 가지고 있어서 세금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

법인의 형태 중 가장 흔한 주식회사의 경우 상법은 '주주는 회사에 대해 자신이 인수한 주식의 인수가액을 한도로 재산상의 출자의무를 부담할 뿐 그 밖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주주유한책임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주식회사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책임경영을 확보하고, 다수의 주주들로부터 자본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그런데 세법에는 예외가 있다. 국세기본법 제39조에는 법인의 재산이 법인에 부과되거나 납부할 국세, 가산금과 체납처분비 등을 내기에 부족할 경우 법인의 '과점주주'가 부족한 금액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규정돼 있다.

과점주주란 '주주 1인과 특수관계인'으로 그들의 소유주식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의 50%를 초과하면서 그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을 말한다.

쉽게 말해 가족들이나 친인척들이 회사 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 (정확히는 50% + 1주)가 해당된다. 과점주주에 해당하는 가족들은 법인의 체납 세액을 각자 개인의 재산으로 내야한다는 것이 이 규정의 의미이다.

또 과점주주는 이같은 법인세 부담 외에도 과점주주가 됐을 때 해당 법인의 부동산 등을 취득한 것으로 보고 취득세도 부담해야 한다.

물론 외관상 과점주주에 해당하더라도 단순히 명의만 빌려 준 것이고 실질적으로 주식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면 과점주주의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주식의 명의신탁 증여의제를 원인으로 하는 '증여세 부담'이라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결국 자신 명의의 주식이 있고 과점주주에 해당한다면 어떠한 주장을 하더라도 조세부담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세법은 왜 이런 제도를 만들었을까?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가족들 명의로 주식을 배분해 놓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보유 주식이 과반을 넘는 경우 회사의 경영을 지배할 수 있게 되니, 경영의 결과로 야기된 조세 부담도 책임을 지는 것이 실질과세의 원칙상 마땅하다는 인식이 그 배경이다.

헌법재판소도 과점주주에게 주된 납세의무자와 동일한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내용상 합리성과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조세징수의 확보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헌법재판소 1997.6.26.선고93헌바49).

주주라는 이유로 지는 조세부담은 어디까지 일까? 국가 재정확보를 위해서라면 주주유한책임의 원칙은 희생될 수 있을까? 기업경영의 이득이나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조세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 국가 세수확보라는 이름으로 무제한 허용될 수 있는 것인지는 곰곰이 되씹어 볼 일이다.

어찌 됐든 세법은 무서운 것임을 알아야 한다. 회사를 설립하면서 혹은 경영하면서, 주식을 취득하면서 각각의 행동들이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않은 엄청난 세금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오태환 변호사는 199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28기)을 수료했다. 주요 업무는 조세 관련 쟁송과 세무조사, 행정불복 분야이다. 부산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을 거쳐 조세 및 행정 전문 법원인 서울행정법원판사로 재직했다. 현재 대법원 특별법연구회, 대한변호사협회 세제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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