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누구?…변호사출신 문재인, 법조인맥 주목

[법조인in이슈] 박범계·이춘석·전해철 법무장관 물망…진보 변호사들 지지 몰려 법조인 풍년맞은 문캠

유동주 기자 2017.05.10 06:01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에서 두 팔 벌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2017.5.9/사진=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법조계를 중심으로 차기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누가 선택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변호사 출신인 당선인을 도와 국정을 함께 할 법조인맥들도 주목받고 있다.

문 당선인은 당선 첫날인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해야 할 상황이고, 특히 법무부는 이창재 차관 대행 체제가 지난해 11월 말 김현웅 전 장관 사임이후 반년 동안이나 계속 돼왔다. 따라서 다른 부처보다 수장 임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검이나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 새 정부에서 추가 수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아울러 문 당선인 등 주요 후보들이 공히 공약했던 '검찰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도 차기 법무장관의 중요성은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법무장관에 박범계·이춘석·전해철 물망…非법조인 박영선·조국도 거론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당내에선 박범계·이춘석·전해철 의원 등이 있다. 

박 의원은 1963년생으로 대전이 고향인 판사출신의 재선의원이다. 참여정부에서 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국회에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고 현재 법사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엄중했던 국정농단 청문회장에서 인간적인 웃음을 터트려 '박뿜계'라는 별명과 함께 오히려 전국적 인지도와 인기를 얻기도 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검찰·경찰·사법부 개혁을 목표로 당내에 설치된 '민주주의 회복 TF' 팀장을 지난 1년여간 맡아 검찰개혁 이슈에 전문가란 평을 받고 있다. 당론인 공수처 설치 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해 현재로선 검찰개혁을 담당할 초대 법무장관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 의원 역시 1963년생으로 3선의 변호사출신이다. 이 의원도 법사위를 주 상임위로 활동했고 19대 국회에선 간사를 맡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위원단 일원으로 박 의원 등과 함께 참여해 좋은 평판을 받았다. 전북 익산 출신으로 민주당내 소수로 남은 호남 현역 3선이란 점에서 지역 분배를 감안할 경우 입각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전 의원은 문 당선인의 대표적인 최측근으로 항상 거론되는 재선의원이다. 1962년생으로 참여정부에서 40대 중반이었던 2006년 차관급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아 주목받았다. 지역구는 경기 안산이지만 전남 목포가 고향이다. 전 의원에 대해선 법무장관으로도 거론되지만 청와대 참모로 당선인을 지근거리서 보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활약한 4선의 박영선 의원도 19대에서 법사위원장을 경험했던 이력으로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되지만 법조인이 아니란 점에서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국민 일반의 시각이 필요하단 점에서 비법조인의 역할이 필수적인 국회 법사위와는 달리, 법무장관은 법무부·검찰 장악력을 위해선 법조인이 아니고선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법조인 특유의 폐쇄성과 보수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초대 법무장관에 비법조인을 바로 임명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당선인이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법무부장관은 법조인출신이 아니어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기용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같은 이유로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변호사는 아니지만 법률전문가란 점에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로에서 로스쿨 출신까지…변호사들 지지몰린 문캠

한편 15년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두번째로 선출됨에 따라 법조인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민변 등 진보진영에서 활동했던 젊은 변호사들이 청와대에 동반 입성했던 것처럼 문 당선인이 법조인들을 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중 문 당선인 캠프에 직접 들어오거나 지지선언 등을 했던 변호사들의 숫자는 타 후보를 압도할 정도로 많았다. 당선인을 도운 법조인 중 가장 고참격으로 통합정부자문위원단장을 맡았던 한승헌 변호사(83·전북대 로스쿨 석좌교수)부터 정무특보 겸 국민통합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던 젊은 조대진 변호사(38·법무법인 동안)까지 주요 보직에 법조인들이 즐비하다.

한 변호사의 경우 군사정권시절 고초를 겪으면서도 야권 인사들을 위해 헌신했던 인권 변호사의 원로격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들과 인연이 깊은 그는 이번 대선에서도 상징적인 원로 법조인사로 캠프에 참여했다. 

강행옥 전 광주지방변호사회장(오른쪽 다섯 번째)을 비롯한 광주 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이 17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기호 1번'을 의미하는 '엄지척'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4.17/사진=뉴스1
2013년 7월7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국정원 진상조사특위 소속 신경민 위원장과 박범계, 김현 의원이 민주당 법률위 변호사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및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회의록 사전 입수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 김무성, 정문헌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는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정이수 변호사, 신경민 의원, 박범계 의원, 김현 전 의원, 조대진 변호사. 2013.07.07./사진=뉴시스


로스쿨대표자협의회 초대회장인 조 변호사는 종편 패널로도 자주 출연해 당선인과 민주당을 대변하는 역할로 지지자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조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동안'도 신흥 '친문' 로펌으로 주목할 만 하다. 구성원 변호사 5명 전부가 이미 5년전 대선에서도 지지선언에 함께 했던 인연이 있다. 조민행 대표 변호사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경기 여주·양평·가평에 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됐던 경력도 있다. 조 대표와 조 변호사 등은 5년전 문캠에서도 법률지원단 활동을 같이 했다. 민변 사무차장 출신 이광철 변호사도 속했고, '가카새끼 짬뽕'으로 유명한 이정렬 전 부장판사도 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해주지 않아 사무장 역할로 '동안'에 함께 있다. 특히 이 전 부장판사는 문 당선인 지지 팟캐스트를 표방한 '달이 빛나는 밤에'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초대 민정수석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신현수 변호사(김앤장)는 참여정부에서 사정비서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위철환 전 변협 협회장, 참여정부 사법개혁비서관 경력에 민변 회장 출신으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는 김선수 변호사, 부산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같이 일했던 인하대 로스쿨 교수인 김인회 변호사 등도 대표적으로 당선인과 함께 차기 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법조인맥으로 꼽힌다. 

이처럼 당선인 주변에 법조인이 많은 것은 그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 변호사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법조인들과 참여정부를 함께 했던 변호사들이 다시 모였기 때문이다. 특히 민변 등 진보성향 변호사들 중 상당수도 당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선거 막바지까지 사시부활을 요구하는 포퓰리즘 압박이 거셌음에도, 사시가 폐지된 현 로스쿨체제 유지에 당선인이 확고한 의지를 보인 점도 로스쿨 측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선인 지지모임이자 직능조직인 '더불어포럼'에 로스쿨 변호사만 200여명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유하기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