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열의 금융IP

지식재산분야에서 법정손해금제도의 의미의 재조명

[김승열의 금융IP]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김승열 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2017.05.22 14:01

지식재산분야에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궁극적인 보호장치는 손해배상 청구권이다.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구체적인 실제 손해액을 주장·입증해야 한다. 

이에 대한 주장입증이 미흡하면 손해를 입어도 이에 대한 법상 배상판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가 소위 말하는 법정손해금 제도다. 

법정손해금제도는 실제 손해액의 입중여부와 관계없이 위법행위에 의해 피해가 발생된 것으로 인정이 되면 법규정에 정한 일정 범위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법정손해금을 받기 위해서는 법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요건 즉 위법행위로 인해 피해가 발생됐다는 부분만 입증을 하면 되고 달리 그 구체적인 실제 손해액이 얼마인지에 대하여는 별도로 주장하거나 입증할 필요가 없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이와 같은 법정손해금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으나 현실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실제 실무에서 실손해에 대한 입증은 상당히 어려운 현실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손해액이 인정되는 범위는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피해액에 한정되는 데 여기에서 상당인과관계라는 법률적평가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는 시각과 사람에 따라 그 범위가 천차만별이란 얘기다. 

물론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의 인정을 일반인인 배심원이 담당하게 되면 그나마 다행스러울 수 있으나, 엄격한 법이론에 따라 실제 손해액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식재산분야의 분쟁에 있어서 먼저 침해행위부분에 대한 법적 평가도 결코 용이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 다음단계로서 실제 손해액을 산정하는 작업이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의 법원의 경우에 손해액의 인정에 있어서 너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그 어려움은 배가된다. 

실제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법원에서 인정하는 손해배상액이 너무 적어서 그간 집행한 변호사 비용 등등을 제하고 나면 피해자가 실제로 받게 되는 실배상액은 금액적인 차원에서 거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저작권법과 상표법에서는 법정손해금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있다. 

저작권법상 법정손해금은 상대적으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는 한계점은 있다. 즉 일반적인 사안에서 법정손해금의 최고한도가 1000만원이고, 다만 고의적 침해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그 상한선이 5000만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에 반해 상표법상으로는 일률적으로 5000만원이 상한선이어서 저작권법상과 같은 고의 여부 등에 따라 차등을 주지 아니한다. 

이와 관련해 추가적으로 아쉬운 점은 법정손해금의 한도 내에서의 금액결정은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규정은 구체적인 사안에 있어서 법원이 좀더 구체적인 타당성을 높힐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다만 현재의 보수적인 법원의 태도를 감안하면 이러한 입법태도는 재검토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다. 

좀 더 세부적인 기준안을 법률규정으로 명시해 더욱 더 명확하게 규정해 이 기준에 따라 법원에서 손해배상금을 가능한 범위내에서 많이 인정하고 나아가 이 제도를 활성화하도록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안타깝게도 특허법, 디자인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상으로는 달리 법정손해금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곧 별도의 실손해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피해자입장으로서는 현실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이들 법규정에 달리 법정손해금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법정손해금의 순기능적인 제도취지에 비추어 이들 법률을 저작권법이나 상표법과 크게 달리 취급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들 법률에도 법정손해금규정을 추가하는 방안을 좀더 적극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법정손해금제도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실제 손해액의 입증이 어렵고 손해를 입증하여도 법원에서 실제로 인용하는 손해배상액이 너무나 미흡하다는 문제점 등으로 민사절차에 의한 손해배상금이 제대로 실효성있게 집행되지 아니함으로써 거의 대다수의 지식재산분쟁이 형사절차로 집중되는 왜곡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다시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손해배상제도의 실효성있는 정착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좀더 시대에 맞게 손해배상금의 실효성확보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 이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악의적인 지식재산권침해에 대해서는 실손해에 추가해 징벌적 차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적극 도입, 이러한 위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일반예방기능의 확보책의 대안으로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 등에서 건전한 사회질서의 확보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데 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한다. 즉 악의적 위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폭탄이 실제 법률생활관계에서 상당히 경제적.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여 큰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법부와 사법부 그리고 나아가 범사회적인 노력을 통해 사회갈등이나 각종 법률분쟁에 있어서 손해배상액의 실효성제고를 통하여 좀 더 합리적이고 유연한 분쟁해결절차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인 사회지원인프라의 구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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