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생활법률] 절도범이 탄 승용차, 몰수될까?

범죄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몰수 가능

송민경(변호사)기자 2017.05.29 07:01


#A씨는 대형할인매장에 자주 방문하다 나쁜 마음을 먹게 됐다. 전기밥솥·해머드릴·소파커버·진공포장기·안마기·전화기·DVD플레이어 등을 훔쳤다. 그는 범행 때마다 자신의 승용차에 훔친 물건을 실었다. 꼬리가 밟힌 A씨는 절도죄로 재판을 받고 자신의 승용차까지 몰수당해야 했다. 훔친 것도 아닌 A씨의 승용차는 왜 몰수된 걸까.


절도죄에서 몰수 대상에 관해 실행행위의 착수 전의 행위 또는 실행행위의 종료 후의 행위에 사용한 물건이더라도 범죄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몰수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2006도4075 판결)

몰수는 범죄 행위와 관련된 재산을 빼앗아 그로 인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이득을 보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때 몰수할 수 있는 물건으로는 살인에 사용한 칼, 도박에 이겨 얻은 돈 등이 해당된다.


그렇다면 A씨의 승용차는 어디에 해당할까. 여기서 A씨의 승용차를 범죄를 저지를 자가 단순히 이동하기 위해 탄 것이라면 몰수 대상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절도죄를 실제로 저지르는데 실제로 기여한 물건으로 본다면 몰수 대상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몰수 대상인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은 범죄의 실행행위 자체에 사용한 물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행행위의 착수 전의 행위 또는 실행행위의 종료 후의 행위에 사용한 물건이더라도 범죄행위의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한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승용차에 대해 대법원은 "단순히 범행장소에 도착하는 데 사용한 교통수단을 넘어서 훔친 물건의 운반에 사용한 자동차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몰수를 인정했다.


A씨의 경우 대형할인매장에서 물건을 훔쳐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이동했다. 매장에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동안 승용차를 활용한 것은 아니더라도 훔친 물건의 운반에 승용차를 사용했다. 또 A씨가 훔친 물건은 다양하고 부피가 커 대중교통으로 운반하기 힘들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대법원은 A씨의 승용차가 절도죄를 저지르기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고 몰수하기로 했다.


다만 어떤 물건이 몰수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몰수할 것인지는 법관의 재량이다. 예외적으로 뇌물 등은 반드시 몰수하도록 정해져 있다.

뇌물죄의 경우 공무원이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 법이 인정하지 않는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뇌물이란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체의 유형 또는 무형의 이익을 포함하는데 향응을 제공하거나 취업을 알선하는 등도 뇌물에 해당할 수 있다.

뇌물죄가 성립하는 경우 범인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뇌물 또는 금품을 몰수한다.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게 돼 있다. 다만 처음부터 가액산정이 불가능한 뇌물(무형의 이익)의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없다.

◇ 관련 조항

제48조(몰수의 대상과 추징)

①범인 이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이외의 자가 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기재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하였거나 이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3. 전 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

②전항에 기재한 물건을 몰수하기 불능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③문서, 도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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