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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공사현장 떠나고 두달 뒤 어깨 파열···산재일까?

과거 현장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 산재 여부 따져야…폭넓게 산재 인정

이태성 기자 2017.06.08 14:55
임종철 디자이너

현장을 옮겨다니며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잔병치레가 잦기 마련이다. 이 소소한 병이 큰 병으로 번졌을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대법원은 이에 대해 '과거 현장에서까지 업무를 포괄적으로 고려해 산업해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8월~12월 한 건설사가 시공하는 공사현장에서 미장공으로 일했다. 당시 A씨는 27년 경력의 미장공이었으며 오랫동안 일을 하다보니 왼쪽 어깨가 자주 아팠다.

A씨는 이 현장에서 근무하던 중 어깨 통증이 심해졌고, 공사현장을 떠나고 두달 뒤 어깨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2014년 2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자 해당 건설사는 A씨의 산업재해 인정을 거부하고 나섰다. 산업재해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발생하면 회사 이미지가 실추될 뿐 아니라 기업이 부담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가 인상되기 때문이다.

1·2심 재판부는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A씨가 B사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기간이 4개월 정도에 불과하고, 2007년 초부터 어깨 부위 치료를 받은 내역이 다수 존재한다"며 "어깨 파열 진단을 받은 시점도 공사현장에서의 근무를 종료한 날로부터 약 2개월 후인 점에 비춰볼 때 발병 시점이 이번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시기 이전이었거나 이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평소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는 질병과 업무사이에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수행한 업무뿐만 아니라 최소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되는 그 이전 건설공사 사업장들에서 수행한 업무도 모두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판결팁=산업재해로 인정받으려면 질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이 판결은 일용직 근로자에게 피해가 생겼을 경우 과거 일했던 현장도 고려, 업무상 재해인지를 폭넓게 봐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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