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받다 '빵' 터진 박근혜 前대통령…왜?

(상보) "대통령이 노태강 파면·해임 생각했다는 뒤늦은 깨달음" 유진룡 증언에 폭소…유영하-유진룡 다툼엔 싱긋

김종훈 기자 2017.06.13 18:02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13일 본인 재판에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증언을 듣던 중 웃음을 터트렸다. 

이날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현 2차관)을 인사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당시에 대해 진술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국장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인사 조치가 인사 이동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내에서 두루 인정받던 노 전 국장을 해임 또는 파면할 생각까진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유 전 장관은 "나중에 대통령이 파면이나 해임까지 생각한 게 아니었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크게 웃었다. 이후 옆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 잠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가 언성을 높이며 다툴 때도 미소를 보였다. 유 전 장관은 2013년 4월 경북 상주 승마대회에서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가 우승을 놓친 뒤 벌어진 일에 대해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청와대의 거듭되는 지시 때문에 승마협회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거듭되는 보고와 지시를 받으며 속으로 '배경이 뭘까'라는 생각을 했고,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알아보는 과정에서 최씨 이름보다 정윤회씨 이름을 파악한 것인가"라는 검찰 측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반대신문을 통해 이 증언을 문제삼았다. 유 변호사는 "아까 검사 질문 중 '거듭되는 보고와 지시를 받으면서'라는 부분이 있었다. 누구에게 언제 몇 차례 받은 것이냐"라고 질문했다. 

유 전 장관은 "변호사가 읽은 문장에 다 나온다"며 "그걸(신문내용을) 주시면 표시해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유 변호사는 "뭘 줘요, 주긴"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이 "큰소리 치는 거냐"고 응수하자 유 변호사는 "반말하는 거냐. 반말하지 말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가 되자 재판부가 "감정적인 면이 개입되지 않게 해달라"며 중재에 나섰다. 특히 재판부는 유 변호사를 향해 "변호인이기 전에 법조인"이라며 주의를 줬다. 이 대목에서 박 전 대통령은 옆에 앉은 채명성 변호사와 함께 싱긋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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