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세월호 당일 잤냐" 묻자 이영선 "유도말라" 발끈

이영선 전 靑 경호관 법정서 기존 진술 뒤집으며 '횡설수설'

김종훈 기자 2017.06.16 13:51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사진=뉴스1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묻자 "유도신문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열린 이 전 경호관의 공판에서 이 전 경호관 본인에 대한 피고인 신문 도중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언급했다. 

특검 측은 "박 전 대통령은 주사제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했던 것 같다", "박 전 대통령이 만성피로 등 건강문제로 힘들어 했던 건 알고 있느"며 이 전 경호관을 추궁했다. 이 전 경호관은 "제가 말할 건 아닌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특검 측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불면증이지 않았나. 2014년 4월16일 오전에 주무셨던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직접 질문한 것이다. 이 경호관은 "제가 알기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특검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이 주무셔서 아무도 안 깨우고 서류만 전달한 것 아닌가"라고 다시 질문하자 이 전 경호관은 "절대 그렇지 않다"며 "그런 식으로 유도하지 말라"고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이 전 경호관은 그간 수사와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통해 진술했던 내용을 상당 부분 번복하기도 했다. 특검 측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이 전 경호관은 최순실씨를 처음 본 것은 남산 부근에 위치한 의상실이었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이 전 경호관은 지난 1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헌재에 나가 "남산 1호 터널 의상실에서 최씨를 처음 봤다,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선 즈음인 2012년 말로 기억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온 박 전 대통령의 의상사 홍모씨는 삼성동 사저에서도 두 사람을 수차례 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특검이 홍씨 진술을 제시하자 이 전 경호관은 "특검에서도 제 기억의 오류라고 얘기했다"며 "그냥 스쳐간 사람이라 그 당시엔 최씨인지 몰랐고 나중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또 특검은 "박 전 대통령 당선 이전에도 이 전 경호관이 운전하는 차에 최씨와 같이 타고 삼성동 주택을 드나들었다"는 홍씨 진술을 바탕으로 다시 이 전 경호관을 추궁했다. 이 전경호관은 "자기 일에 성실한 분인데 잘못된 기억을 믿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특검이 "기억의 착오가 아니라 누구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잘 알면서 호도하기 위해 거짓 증언한 것 아니냐"고 캐묻자 이 전 경호관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 전 경호관이 2013년 5월30일 밤 10시에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에게 "지금 모셔다 드렸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내일 채혈한 것 잘 챙기겠습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문제가 됐다. 

특검은 이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이튿날 박 전 대통령의 혈액을 외부로 반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 전 경호관은 "혈액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 전 경호관은 "문자를 보냈으니까 그때는 알았을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전달한 이후엔 몰랐다"고 했다. 특검 측은 "당시엔 혈액인 걸 알았고 나중엔 몰랐다니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특검 측이 "채혈했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누가 박 전 대통령의 피를 뽑았느냐"고 질문했지만 이 전 경호관은 "기억하지 못 한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 전 경호관은 "박 전 대통령의 피를 주면서 외부에 전달하라고 한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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