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법원장 18일쯤 지명···박시환 '고사'에 새 국면

전수안 전 대법관 대안론···'파격' 김선수, '안정' 이인복·박병대·김용덕 등 거론

황국상 기자 2017.08.14 16:46
박시환 전 대법관

다음달 24일 퇴임하는 양승태 대법원장(69·사법연수원 2기)의 후임이 이르면 이번주 지명된다. 앞서 양 대법원장과 직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모두 8월18일 지명됐다는 점에서 18일 후보자 발표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대법관 출신의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4·12기)가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박 전 대법관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대법원장 인선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은 최근 대법원장 직을 맡아 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 전 대법관은 2004년 문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대법관 시절 다른 대법원장 후보인 전수안 전 대법관(65·8기)를 비롯해 김영란·김지형·이홍훈 전 대법관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진보성향 소수의견을 다수 내놓은 이른바 '독수리 5형제' 가운데 한명이다. 박 전 대법관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호남 출신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과 지역이 겹치지 않아 지역 안배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법관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다른 후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 전 대법관이 대표적이다. 김영란 전 대법관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여성 대법관이 된 그는 대법원장에 오를 경우 '헌정 사상 최초 여성 대법원장'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된다. 다만 전 전 대법관 역시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여성 대법원장'은 좋은 명분과 가치이지만 유일하거나 최고의 가치는 아니다"라며 완곡하게 고사의 뜻을 표했다. 그동안 전 전 대법관은 대법원장 후보로 박 전 대법관을 적극 지지해왔다. 전 전 대법관이 올해 만 65세여서 70세 정년인 대법원장의 임기 6년을 모두 채우지 못한다는 점도 변수다.

일각에선 사법시험 합격 후 줄곧 재야에서 노동전문 변호사 등으로 활동해 온 김선수 변호사(56·17기)가 지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노동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등 개혁진영에서 적극 활동해온데다 참여정부에서 사법개혁비서관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1968년 민복기 대법원장 이후 50년 가까이 모든 대법원장이 대법관 경험을 가진 이들이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김 변호사를 지명하는 파격을 선택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사법부의 반발을 우려해 개혁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춘 대법원장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통파 법관인 이인복 전 대법관(61·11기), 박병대 전 대법관(60·12기), 김용덕 대법관(62·12기) 등도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달 이들 3명을 비롯해 박·전 전 대법관 등 5명을 대법원장 후보로 공개추천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법관으로 임명됐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판결을 통해 대법원의 균형을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훈 전 대법관(61·10기)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다만 광주 출신인 이상훈 전 대법관이 대법원장이 될 경우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까지 세 자리가 모두 호남 출신으로 채워진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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