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인 손해배상에 가정문제까지…" 소방관의 비애
[Law&Life-소방관, 목숨의 대가 ②] 선종문 변호사 "사고 터질 때만 '반짝 관심'…국회가 나서야"
박보희 기자
2017.09.22 05:02
사진=선종문 변호사
"가장 시급한 건 역시 인력이죠. 사람이 너무 부족해요. 장비도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고요. 일을 하다보면 정신과적 충격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의료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죠. 아직 소방병원도 없어요. 게다가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많은데 법률 지원도 부족하죠."
서울소방학교 겸임교수인 선종문 썬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소방관들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지원이 뭐냐'는 머니투데이 '더엘'(the L) 기자의 질문에 말을 쏟아냈다.
소방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방관이 화재 진압 또는 구조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날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지난 10년간 화재·구조 현장에 투입됐다 사망한 소방관은 51명에 달한다.
그가 옆에서 바라본 소방관들의 현실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다. 성 변호사가 서울소방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게된 것도 소방관이던 친구가 화재진압 중 사망하는 것을 보고 나서다. 선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의 소방관법률지원단에서도 활동 중이다.
"장비를 자비로 미국에서 직구해 쓴다는 소방관들도 적지않게 만났어요. 본인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나라에서 안해주니 할 수 없이 직접 사는거죠. 근무도 출동 안하는 시간이 있으니 괜찮지 않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대기시간 중 체력단련을 하고 출동 준비를 하는 것도 다 업무의 일환이거든요."
법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직업이지만 소방관들에겐 법률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상담이 많다. 소방관이 불을 끄다가 문을 부수거나 집기를 훼손하는 경우 손해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거는 이들 때문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년6개월간 화재진압 등으로 파손된 기물을 변제하거나 변제 요구를 받은 사례는 총 54건에 이른다. 선 변호사는 "설문조사 결과일 뿐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장비를 자비로 미국에서 직구해 쓴다는 소방관들도 적지않게 만났어요. 본인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나라에서 안해주니 할 수 없이 직접 사는거죠. 근무도 출동 안하는 시간이 있으니 괜찮지 않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대기시간 중 체력단련을 하고 출동 준비를 하는 것도 다 업무의 일환이거든요."
법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직업이지만 소방관들에겐 법률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상담이 많다. 소방관이 불을 끄다가 문을 부수거나 집기를 훼손하는 경우 손해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거는 이들 때문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년6개월간 화재진압 등으로 파손된 기물을 변제하거나 변제 요구를 받은 사례는 총 54건에 이른다. 선 변호사는 "설문조사 결과일 뿐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공무 때문에 소송에 걸려도 소방관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는 게 문제에요. 손해배상을 해주지 않는다며 악성 민원인이 된 사람들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받는 소방관들이 적지 않죠. 모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남을 돕겠다'는 신념으로 선택한 소방관이란 직업 때문에 가정 문제로 고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혼 등 가정문제에 대해 묻는 소방관들도 있어요. 인력이 없어 생활은 불규칙하고, 업무 중 입은 재해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니 그 고통이 가족에게 전가되고, 가정에 제대로 신경도 못 쓰니 결국 갈등이 쌓여 곪아가는 거죠."
선 변호사는 끝으로 국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소방관 문제는 사고가 터졌을 때만 반짝 관심을 끈 뒤 끝나곤 했어요. 사실 국회가 할 일이예요. 이번에는 제대로 바뀌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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