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롯데 뇌물 의혹' 전병헌 前수석 20일 피의자 소환

(종합) 文정부 고위공직자 중 첫 검찰 소환 불명예

한정수 기자 2017.11.17 14:59
전병헌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사진=뉴스1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에서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59)이 오는 20일 검찰에 소환된다. 그는 문재인정부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17일 "전 전 수석을 오는 20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전 수석은 2013년부터 지난 5월까지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낸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3억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최근까지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등을 구속하면서 수사망을 좁혀왔다. 그의 비서관이었던 윤모씨와 김모씨, 브로커 배모씨는 롯데홈쇼핑이 협회에 후원한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용역회사와 위장 거래하는 수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협회 사무국장 조모씨 역시 윤씨에게 협회 법인카드를 발급해줘 자금을 유용하도록 하고, 전 전 수석이 의원 시절이던 2015년에 의원실 비서와 인턴 등을 협회 직원으로 꾸며 협회 예산으로 매달 100만원씩 약 1년간 월급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전 수석은 2015년 당시 롯데홈쇼핑의 사업권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검찰은 윤씨 등 측근들의 범행 전과정에 전 전 수석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그를 상대로 후원금을 받게 된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전 전 수석을 둘러싼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관련 수사에서 한차례 불거진 바 있다. 검찰은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57)이 전 전 수석을 만났다는 관련자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문건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강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 동력을 잃었다.

이후 검찰은 전 전 수석의 혐의를 뒷받침할 새로운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최근 폭력조직원 출신 브로커 배씨의 도박 사건을 수사하며 휴대폰을 압수해 살펴보던 중 배씨가 전 전 수석의 전 보좌진과 공모해 롯데홈쇼핑에서 받은 후원금 일부를 세탁한 증거를 확보했다.

한편 이 같은 의혹이 이어지자 전 전 수석은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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