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이우현 검찰 소환 또 불응…"수술 예정"

한정수 기자 2017.12.11 22:02
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 지역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수억원대 공천헌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60·경기 용인갑)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두차례 연속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이 의원을 상대로 금품수수 의혹 전반을 확인할 계획이었으나 이 의원의 불출석으로 무산됐다. 이 의원은 현재 경기도 용인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의 변호인은 "오늘 심혈관 질환과 관련한 동맥조영술을 받기로 예정돼 있어 불출석 의견서를 전날 제출했다"며 "그에 앞서 변호인 중 한사람이 검찰에 출석해 건강 상태 등 사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치의가 허가해준다면 오는 18일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최근 심혈관 질환이 악화돼 3주 전부터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의원 측은 "동맥 3개 중 1개가 막혀있는 상황이라 조영술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검찰은 이 의원에게 오는 12일 오전 9시30분에 출석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앞서 "복수의 금품 공여 혐의자가 이미 구속돼 있는 등 신속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재차 소환에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이 의원의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부득이하게 검찰에 출석 연기를 다시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영술 시행 결과 이날 밤 또는 내일 새벽에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해 흉부외과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최근 혈압이 갑자기 떨어져 일상생활도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또 "혈관 수술을 마치고 나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한 금품공여자로 지목된 인물들을 잇따라 구속하며 이 의원을 압박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모 전 남양주시의회 의장(구속) 등으로부터 남양주시장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공천 약속을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의원은 경기도 지역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누리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심사위원이었다.

검찰은 공 전 의장 외 뇌물공여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다수라고 의심하고 있다. 우선 공 전 의장의 경우 이 의원에게 5억원대 금품을 금품을 건넸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자 항의해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5000만원을 건넨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이 의원이 공 전 의장뿐만 아니라 민모 부천시의회 부의장 등 여러 지역의 지방의회 의원이나 시·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예비후보들로부터 금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민 부의장 등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다수의 뇌물공여자가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불법 유사수신업체 IDS홀딩스 측으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 의원의 전직 보좌관 김모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 측에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20여명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이 의원이 건축업자, 인테리어업자 등과 부당한 금품거래를 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의원에게 1억원대 금품을 건넨 혐의로 건축업자 김모씨를 지난 4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고 간사까지 지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유하기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