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거품' 기댄 가상통화 차익거래…합법일까, 불법일까

1인단 연간 5만달러까진 합법…그 이상은 사실상 불법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01.12 15:07
25일 오후 서울 중구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미국의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22일(한국 시각) 1만1,800달러(약 1,274만원)까지 폭락했다가 이날 오후 다시 1만7,000달러(약 1900만원)로 반등했다. 2017.12.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상통화의 국내 거래소 가격에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해외에 비해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탓에 해외 거래소 시세보다 약 30~40% 높은 가격이 매겨져 있다.

이런 국내외 가격 차이를 활용해 해외에서 싼 값에 가상통화를 산 뒤 국내에서 비싸게 파는 '무위험 차익거래'(재정거래·Arbitrage)로 돈을 버는 건 불법일까, 합법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1인당 연간 미화 5만달러까지만 합법이다. 

외국에서 외화를 주고 가상통화를 사는 건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시행령에 따라 지출증빙서류를 기획재정부나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기획재정부 고시에 따라 1인당 연간 누계 미화 5만달러 이하의 해외 송금에는 서류 제출이나 신고가 필요없다. 따라서 거래 소요 시간과 시세의 급격한 변동 등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1인당 연간 5만달러까지는 자유롭게 해외로 송금해 가상통화를 구입하는 게 가능하다.

문제는 해외 거래소에서 5만달러 어치 이상의 가상통화를 사려고 하는 경우다. 이 경우 현행법상 해외부동산투자, 해외법인투자 등 정당한 송금 사유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기재부나 외국환취급업무를 위임받은 은행 등 금융사들은 최근 정부의 가상통화 관련 규제가 표면화된 뒤엔 가상통화 구입을 목적으로 한 경우 서류의 수리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합법적 절차로는 연간 5만달러 이상의 가상통화를 해외 거래소에서 살 수 없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상통화의 익명성 때문에 실제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가 없다"며 "가상통화 구매를 이유로 한 5만달러 이상의 송금은 은행에서 신고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고 상태에서 재정거래를 할 경우 환치기에 해당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신고가 거부되거나 기재부 장관의 거래내용 변경 권고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거래할 경우 형사처벌과 별도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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