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직접수사 축소·고위공직자 수사 공수처로"…실효성 논란

檢 표정관리…인지수사 폐지 막아 최대 수혜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01.14 15:06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국정원의 대공수사기능을 경찰로 이관하되 별도로 '안보수사처'를 신설해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의 경우 현 정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고위공직자 수사 기능을 이관하고, 직접수사 기능도 특수수사 등으로 제한하는 등 검찰 권한을 분리-분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대해서는 자치경찰제 도입과 경찰의 수사-행정기능 분리, 견제기구로서의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을 통해 경찰 비대화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성과 청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8.1.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가 △직접수사(인지수사) 축소 △고위공직자 수사 이관 등 검찰의 수사 총량을 축소하겠다는 검찰개혁 방안을 공개했다.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부분에 문재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방점을 찍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청와대의 이날 검찰개혁 방안은 그간의 논의에서 특별히 더 구체화된 부분은 없었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을 낳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검찰의 고위공직자 수사기능을 이관하는 한편, 검찰의 인지수사 기능을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경제·금융 등 이른바 '특별수사'로만 한정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러한 방안이 나온 것은 그 동안 검찰이 △무제한의 직접수사권 △경찰 수사지휘권 △기소권 독점 등 방대한 권한을 통제받지 않고 보유하면서 조직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를 오·남용해왔다는 인식 때문이다. 조 수석은 검찰권 남용의 사례로 지난 2012년의 댓글조작사건이나 정윤회 문건 사태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인지수사 축소…'중요 수사' 정의 모호

우선 청와대가 내세운 인지수사 축소는 검찰이 외부인의 고소나 고발 없이 신문 보도나 첩보원의 정보 등으로 직접 착수·진행하는 수사활동을 축소하라는 뜻이다. 즉 검찰이 마음대로 수사를 시작하지 말고, 특수수사를 제외한 부분에서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으로 남도록 해 수사의 총량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청와대의 방안대로라면 공안, 선거사범의 경우에도 경찰이 이를 수사하게 된다.

그 동안 경찰개혁위원회 등에서는 검찰개혁 차원에서 검찰의 인지수사기능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1차 수사권을 원칙적으로 경찰에 맡기고 보완적인 2차 수사권만을 검찰이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맡아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나 청와대는 검찰이 일정 범위에서 계속 중요 사건 수사(특수사건)를 맡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절충안을 택했다.

향후 검찰은 이전부터 공약해왔던 지방청의 특수수사부서를 일부 축소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청와대가 내세운 '중요 사건 수사'의 의미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검찰개혁 방안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관 출신 변호사는 "이른바 '중요사건'의 의미를 명확히 정의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등이 뒤따르지 않는 경우 검찰이 해석에 따라 언제든 직접수사에 나설 여지를 남겨둔 셈"이라고 말했다.

◇구체화 안된 고위공무원 수사…공수처도 지지부진

청와대는 또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를 이관, 검찰이 아닌 공수처 검사가 전담하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지만 검경이 이를 호락호락 넘겨줄지는 미지수다. 

우선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밝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안(가칭)'에 따르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정무직 공무원'에 국한된다. 애당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안에서는 애초 '중앙행정기관 등의 고위공무원단'이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됐지만 축소됐다. 금융감독원과 현직 장성급 장교도 빠졌다. 정작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이 좁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검찰,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먼저 고위공무원의 범죄수사를 하고 있는 경우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해 검경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검경이 고위공무원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는 통지를 공수처에 하지 않을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처분이 있기 전까지 공수처가 수사 사실을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압수수색을 보고 공수처가 수사 이관 요청을 할 경우 법무부안에는 '강제처분을 행하거나 그밖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이러한 이관 요청을 검경이 거부할 수 있어 공수처의 수사우선권이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원안대로 검찰과 경찰이 고위공무원의 비리·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수장이 공수처에 반드시 통지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공수처 설치 움직임조차 지지부진하다. 정부는 처장·차장과 25명 이내의 검사 등으로 구성되는 공수처 정부 안을 마련해 작년 12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 등으로 해를 넘겨서도 국회 내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검찰 인지수사 폐지 방어…'표정관리'

검찰은 청와대의 이날 발표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내심 반드시 지켜내야 할 부분으로 여겼던 인지수사 완전 폐지를 막았고, 공수처 도입은 예상됐던 만큼 경찰의 자치경찰-행정경찰제 도입과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크게 시간을 벌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고위공직자 수사기능 이관 역시 이미 공수처 설치안 마련 당시부터 예상됐던 부분이라 타격이 적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경찰이나 국정원은 모르겠는데 우리 회사는 '족보' 내였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특별히 동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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