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시효 완성으로 장해보상금 못 받아…상태 악화됐다면?

나정은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2018.02.05 16:28

임종철 디자이너

업무상 재해로 신체 장해를 입은 사람이 시효 완성으로 장해보상금을 받지 못했다가 기존의 상태가 악화되자 새로운 등급으로 장해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라도, 기존의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있다.(대법원 2012두26142 전원합의체 판결).


업무 중 장해를 입은 사람이 소멸시효로 인하여 장해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면, 나중에 상태가 나빠져 상위 등급으로 장해보상금을 신청했을 때 시효 완성으로 지급받지 못한 종전 보상금만큼의 금액을 제외해서 지급해야 할까. 여기 이 논란을 정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소개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정비기사로 일하다 오른쪽 고관절 부상을 입고 장해를 입은 자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술 등 치료비를 받고, 후유 증상에 의해 장해급여를 신청했으나 3년의 청구시효가 지났음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후 왼쪽 고관절에도 문제가 생겨 양쪽 고관절 장애로 장해등급이 상향 조정되자, 새로운 등급으로 장해급여를 다시 신청했으나 공단은 새로운 등급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하게 되면 오른쪽 고관절에 대한 급여를 중복 지급하는 것이라며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자 이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심과 2심의 판결은 엇갈렸다. 즉, 1심은 오른쪽 고관절에 대한 보상금을 실제로 지급받았는지에 관계없이, 새로이 발생하는 장해급여청구권에서 종전 장해급여를 제외해야 한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시효 소멸로 오른쪽 고관절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받은 적이 없으므로 중복 지급 가능성이 없다며 원고에게 승소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을 확정했다. 즉, 원고가 과거에 신청한 업무상 재해보상금을 시효가 경과했음을 이유로 지급받지 못하였으니, 새롭게 신청한 장해급여를 통해 급여를 지급받더라도 보상금을 두 번 받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대법관 3명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즉, 시효완성의 효과를 무시하고 장해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소멸시효 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 및 그 내용을 고려할 때, 재해 근로자의 보호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나정은 변호사는 노동, 산업재해, 의료, 보험, 교육행정 관련 사건을 다루며 송무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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