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피해자, 檢 불기소에 항고…"허위사실도 대응"

(상보) "오염된 햄버거 판 게 팩트" 반발…검찰 "증거 없어" 불기소 처분

이보라 기자, 백인성 기자 2018.02.13 17:34
한국 맥도날드 납품업체 임직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햄버거병' 발병 원인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한국맥도날드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피해자 측이 검찰 처분에 항고를 예고하고 나섰다. 피해자 측은 허위사실 유포와 그에 따른 악성댓글 관련 피해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할 계획이다.

피해자 변호인은 13일 전화통화에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항고할 예정"이라며 "14일 또는 그 이후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상고 이유에 대해 "식품위생법위반죄는 사람의 건강을 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염려가 있는 것을 판매하기만 하면 처벌되는 죄"라며 "개별 피해의 인과관계를 따지는 죄가 아닌데 검찰이 의도적으로 면책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맥도날드가 O157대장균에 오염된 햄버거를 팔았다는 것이 팩트"라며 "맥도날드는 이미 2016년 패티가 균에 오염된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 어린이 어머니가 일본 오키나와를 다녀왔다는 허위사실과 이로 인한 악성 댓글 관련해서도 별도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매체는 피해자 측 가족이 지난해 발병 약 1주일 전 일본 오키나와에 다녀왔으며 당시 오키나와에서는 햄버거병 집단 발병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피해가 가족의 과실이라는 취지의 악성 댓글이 쇄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근)는 이날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가 한국맥도날드의 햄버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한국맥도날드 및 그 임직원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의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선 △피해자가 섭취한 햄버거가 설익었거나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사실 △피해자들의 발병 원인이 그 햄버거에 의한 것임이 입증돼야 한다"면서 "당시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추후 유사한 역학조사를 했으나 기간이 지나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고 감염 후 잠복기가 약 1~9일로 다양해 피해자들이 햄버거를 섭취한 직후 설사·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햄버거가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됐다고 추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한국맥도날드가 납품받은 쇠고기 패티의 병원성 미생물 오염 우려가 있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쇠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패티의 경우 아예 병원성 미생물 관련 검사를 한 내역이 없고, 같은 일자에 제조된 햄버거 패티 등이 남아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섭취한 돼지고기 패티의 병원성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한국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원의 업무 미숙이나 그릴의 오작동 등으로 패티가 일부 설익어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피해 발생일자에 조리된 햄버거 패티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이 역시 확인하지 못했다.

앞서 2016년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네 살 어린이가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에 걸려 신장 기능을 상실했다. 소와 돼지의 위나 대변에서 주로 발견되는 O-157균이 원인이었다. 이 어린이의 어머니 등 4명은 "설익거나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돼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위해식품인 햄버거를 판매해 이를 섭취한 피해자 5명에게 신장장애 2급 등 상해를 입게 했다"며 한국맥도날드를 지난해 7월 식품위생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한편 검찰은 한국맥도날드를 수사하던 중 협력업체 A사가 장출혈성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대량의 쇠고기 패티를 한국맥도날드에 공급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회사 이사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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