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일반

[친절한판례氏] 초등생에 '뽀뽀' 요구한 코치…대법 "학대 행위"

문 잠그고 안마시키며 신체부위 평가…명시적 거부 없었어도 학대 행위 인정 가능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8.03.01 05:05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학교 운동부 코치가 초등학생에게 안마를 시키며 “가슴살 좀 빼야겠다”고 하고 뽀뽀를 강요한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2015도3095 판결)

A코치는 피해자인 B양(만 11세)이 재학 중이었던 초등학교의 운동부 코치였습니다. A코치는 B양을 끌어안고 엉덩이를 툭툭 치며 얼굴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갑자기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기도 하는 등 강제추행을 했습니다. 이 부분은 1심과 2심 모두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이 선고됐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 외에 A코치는 다른 행위도 함께 저질렀는데요. A코치는 B양을 본인의 운동부 숙소로 데리고 간 다음 출입문을 잠그고 안마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B양이 2분간 주먹으로 어깨를 두드린 후 A코치는 피해자에게 “가슴살 좀 빼야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A코치는 숙소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B양을 따라 나와 계단에 서서 B양을 앞에서 안았습니다. 그 뒤에 B양에게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면서 3회에 걸쳐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하며 상당한 정도의 신체 접촉을 했습니다.


이런 행위에 대해서 A코치는 피해 아동인 B양에게 강제추행과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을 통해 B양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가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A코치의 행위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으로 기소하고 이 죄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일부 행위는 아동 복지법 위반에도 해당한다며 예비적으로 함께 기소했습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졌는데요. 강제추행 부분에 대해서는 일치된 결론이 나왔지만 뽀뽀 강요와 안마 등의 부분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이 안된다면 아동 학대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폭행이나 협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A코치가 다른 사람이 없는 폐쇄된 공간에서 안마를 시키고 신체 부위를 평가하는 말을 한 것은 흔히 할 수 있는 통상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고 B양은 그 말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면서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3회에 걸쳐 뽀뽀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행위 역시 B양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대법원은 “B양이 행위 당시 적극적으로 거부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피해자는 그 나이에 비춰 볼 때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아직 13세 미만이었던 B양이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A코치의 행위에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A코치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동복지법 위반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잘못이 있다”고 하면서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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