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살롱] 변협 보도자료에 대변인 이름 빠진 사연

불법 수임 의혹으로 직무정지…당사자 "재소자와 연계해 수임한 적이 없다" 부인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03.12 05:00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기자들에게 보내는 보도자료에는 항상 대변인들의 이름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부터 대변인 가운데 한명의 이름이 빠졌습니다. 변협 대변인 중 한명이던 A변호사가 불법 수임 의혹으로 대변인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입니다. A변호사는 특정 구치소 재소자의 도움을 받아 다른 재소자들의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A변호사는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최근 약 9개월새 형사사건 40여건을 수임했다고 합니다. 또 A변호사가 수임한 사건들 가운데는 실제로 '같은 방의 재소자' 소개로 수임한 사건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판·검사로 일하다 변호사로 전업한 '전관'이 아니라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일반 변호사가 단기간내 이렇게 많은 형사사건을 수임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사에 따르면 변호사 1인의 월평균 수임건수는 민·형사를 통틀어 1.69건에 불과했습니다.

변호사가 수감자를 통해 사건을 소개받는 것이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만약 수감자에게 다른 사람의 소개를 지속적으로 부탁하고 수익을 나누는 약정을 했다면 이는 불법입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자와의 동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사건 유상수임 목적으로 교정기관에 출입하거나 다른 사람을 파견·출입·주재하는 것 역시 금지돼 있습니다. 위반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변호사들은 "구치소에 명함조차 들고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A변호사는 그러나 구치소 내에서 변호를 잘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릴레이식으로 수임이 된 것이라며 떳떳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변협에 해명자료를 제출했다며 "수감자의 소개를 받아 다른 수감자가 사건을 맡겨온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소자와 연계해 수임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접견 회수 역시 사건을 많이 맡은 시기여서 자연히 많았던 것 뿐"이라며 "협회에서 말하는 '집사변호사'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직 임원이 구치소 내 재소자와 유착돼다는 의혹에 대한변협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변협은 2만3000여 변호사를 대표하는 법정단체이자 변호사에 대한 지도 및 감독권을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 변호사단체입니다. 변협 관계자는 A변호사의 직무 정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수임자료 등을 제출받았고 현재 사안을 조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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