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는 누구 것" 질문에 MB 침묵…점심은 설렁탕

이명박 전 대통령 檢 소환조사 이모저모

이상배, 한정수, 이보라 기자 2018.03.14 17:22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임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출발한 건 오전 9시15분. 경찰과 대통령 경호처의 호위를 받으며 8분만인 9시23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통상의 경우라면 출근길 교통체증 탓에 약 20분이 걸리지만 경찰의 신호통제와 차량통제 덕에 이동시간이 약 절반으로 단축됐다.

이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서 준비해 온 A4용지를 꺼내 읽었다. 초조한 듯 종이를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끝난 뒤 검찰청사 안으로 걸음을 옮길 때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데 다스(DAS)는 누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여기(계단) 위험하다"는 말이 전부였다.

○…이 전 대통령의 오전 조사는 9시50분쯤 시작돼 오후 1시10분까지 이어졌다. 3시간여에 걸친 오전 조사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의 옆에 앉아 답변을 도왔다.

점심 메뉴는 설렁탕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초 메뉴 선택권을 검찰에게 넘겼다. 검찰은 무난하면서도 소화에 큰 어려움이 없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설렁탕을 택했다고 했다. 식대는 검찰이 계산했다.

점심 식사에 이은 오후 조사에선 국가정보원 뇌물을 비롯한 불법자금 수수 혐의 등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대체로 묵비권을 행사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서초동 검찰청사는 이날 자정부터 이 전 대통령이 출두하는 순간까지 일반인과 차량의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따른 경호 조치였다.

차량 출입 통제로 이날 오전 법원 삼거리쪽 도로는 한때 교통 혼란을 빚었다. 갓길에 취재 차량과 경찰 버스 등이 늘어선 가운데 검찰청 방향으로 들어선 대형 버스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출두한 뒤엔 점진적으로 통제가 해제됐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검찰청사 인근에 8개 중대 640명 경력을 배치했다. 이 전 대통령의 조사실이 위치한 서울중앙지검 10층은 드론 또는 망원 카메라의 촬영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로 층 전체의 창문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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