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공범' 서유기 구속심사 출석 '묵묵부답'

'경공모' 핵심멤버·'산채' 느릅나무 출판사 운영 관리한 인물로 지목돼

김종훈 기자 2018.04.20 10:33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서유기 박 모씨가 2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 씨는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 모씨(필명 드루킹)의 지시로 댓글 자동추천 프로그램(매크로)을 입수한 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사 공감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온라인 여론 조작 혐의를 받는 김모씨(온라인 필명 드루킹)의 핵심공범으로 지목된 박모씨(온라인 필명 서유기)가 20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10시4분쯤 안경에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출석했다. 그는 "활동자금이 어디서 났느냐", "김경수 의원이나 다른 정치인의 지시를 받지 않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박씨의 영장심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이언학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드루킹 김씨의 지시를 받아 매크로를 입수한 뒤 1월1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종합)' 기사의 비판적 댓글 2개를 대상으로 공감수를 조작한 혐의다.

박씨와 드루킹 김씨는 여러 연결고리로 묶여있다. 박씨는 드루킹 김씨가 만든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드루킹 김씨는 경공모에서 '추장'으로 불린 것으로 파악됐다. 드루킹 김씨가 대표로 있었던 '느릅나무 출판사'는 '산채'로 불리면서 경공모 회원들의 모임 장소로 쓰였다. 

느릅나무 출판사와 드루킹 김씨는 지난해 대선 때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원을 받는 위장 선거사무실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검찰은 김씨가 민주당 지원없이 자발적으로 벌인 일로 보고 무혐의 처분했다.

박씨는 이 느릅나무 출판사와 같은 건물에 비누·주방용품 업체를 차려놓고 경공모 운영비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박씨가 비누·주방용품 판매만 갖고 경공모 운영비에 사무실 임대료까지 조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드루킹 김씨와 박씨, 경공모를 둘러싼 자금흐름과 추가 공범이나 '윗선'이 있는지 여부 등을 두고 수사가 진행 중이다. 느릅나무 출판사도 파주 출판단지에 '유령 출판사'로 불법 입주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드루킹 김씨가 제20대 총선 때 벌인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도 박씨 이름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 김씨는 당시 모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에게 200만원을 건넨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자금 출처가 박씨의 계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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