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항소심 첫 재판서 '눈물'…"다시 판단해 달라"

"돌이킬 수 없는 사형 다시 판단해 달라…정신감정 신청"

박보희 기자 2018.05.17 21:02
딸의 친구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동·청소년의 성호보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살인) 항소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5.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1심 형이 너무 무겁다며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김우수)는 이날 이영학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영학 부녀의 도피행각을 도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은 선고받은 지인 박모씨와 가짜 후원금 모집 등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이영학의 친형 이모씨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영학의 변호인은 "피고인(이영학)은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범행은 비난받아 마땅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사형이 선고되는 것이 마땅한지 다시 한 번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이영학의 도피를 도운 박씨 역시 범죄 행위는 인정했다. 박씨의 변호인은 "다만 당시 이영학이 하는 이야기가 두서가 없어 무엇을 했다는 것인지 인식하지 못했다"며 "이영학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멈추게 하지 않고 도피를 도운 것은 반성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영학의 형 이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씨)은 대부분의 혐의는 인정하지만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 측은 "이영학의 방송 출연을 계기로 방송작가가 이영학과 대중의 소통창구 역할을 할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으면 좋겠다고해서 홈페이지를 만든 것뿐 후원금 모집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이후 만들어진 홈페이지 제작에는 관여한 바가 없고 적극적으로 후원금 모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치병을 앓고 있는 동생의 부탁을 형으로서 뿌리치지 못하고 도와준 사실은 있지만 후원금을 받은 적은 없다"며 "오랜기간 경제적으로 어려운 와중에서도 성실하게 살아온 점 등을 고려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이영학의 죄목은 무려 14개에 달하는데다 무고 혐의까지 있다"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다른 사람까지 범죄에 엮어넣는 행위까지 자행한 것으로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씨와 박씨에 대해서도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영학의 변호인은 이영학에 대한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영학)의 지능과 성격적 결함 등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며 "이에대한 의견을 듣고 반영해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 시작 후 발 밑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이영학은 재판이 진행되자 중간중간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영학과 공범들의 재판이 끝난 직후, 이영학의 딸 이모양의 재판이 진행됐다. 앞서 법원은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딸 이양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양은 1심에서 미성년자 유인·사체유기 혐의로 장기 6년~단기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양의 변호인은 "이양이 이영학의 범행 도구처럼 이용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의심까지 있다"며 "독립적 판단 능력이 일반 청소년과 동일하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이영학에) 의존적이었다는 부분에 주목해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범죄심리 전문가를 증인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외에 아내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허위 신고한 혐의, 아내를 폭행한 혐의 등도 있다. 이영학은 항소 이후 여러 20차례 가까이 반성문을 제출했다. 앞서 1심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눈물을 흘렸다. 

1심은 "법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우리 사회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사형을 선고한다"며 "반성문을 수차례 제출했지만 진심 어린 반성이 우러난 것이라기보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조금이라도 가벼운 벌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위선적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1일 오후 3시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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