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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영농조합이 진 빚, 조합원이 갚아야 할까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8.05.31 05:05
/사진=뉴스1

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도 해당 법인이 진 빚을 함께 갚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양계장 운영자 A씨가 "2100여만원을 달라"며 B영농조합법인 조합원 김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물품대금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2016다39897 판결)

양계장을 운영하던 A씨는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B영농조합에 계란을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계란 대금 가운데 2100여만원을 받지 못해서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B영농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내 2013년 6월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계란 대금을 다 받지 못하자 김씨 등 조합원들을 상대로 다시 소송을 냈습니다.

A씨는 B영농조합법인이 진 빚을 조합원이 함께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의 결과가 나누어진 가운데 결과적으로 이 주장은 대법원에서 인정됐습니다.

1심 법원은 조합원들이 함께 빚을 갚아야 한다고 봤지만 2심 법원은 달랐습니다. 2심 법원은 “영농조합법인은 조합원과 별개의 인격체로서 독자적인 권리의무의 주체가 된다”면서 “민법상 조합의 채무를 조합원의 채무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민법상 조합은 조합원들 사이의 계약에 불과할 뿐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아니기 때문”인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조합원이 B영농조합법인의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결했을까요. 대법원은 “영농조합법인의 채권자가 조합원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에 관해서는 관련 법률 등에 특별히 규정된 것이 없으므로 민법 중 조합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영농조합법인에게 빚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는 해당 영농조합법인 뿐 아니라 채권 발생 당시의 각 조합원에 대해서 빚을 갚으라고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대법원은 추가로 “관련 법률에 따르면 영농조합법인은 법인으로 하되 영농조합법인에 관해 이 법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는 민법 중 조합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규정 내용과 어떤 단체에 법인격을 줄 것인지 여부는 입법 정책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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