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오사카 총영사' 도모 변호사 긴급체포 "심적 불안감·증거위조"

수사 속도 올리는 특검…드루킹·서유기 등 줄소환

이보라 기자, 박보희 기자 2018.07.17 10:29
댓글조작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17일 오전 대면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8.7.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7일 주범인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49)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관으로 추천했던 필명 '아보카' 도모 변호사(61)를 긴급체포했다. 특검팀은 이날 도 변호사를 비롯해 김씨와 '자금책' 필명 '서유기' 박모씨(30)도 줄소환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이날 새벽 1시 5분쯤 도 변호사를 정치자금법위반 및 증거위조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특검관계자는 "조사 중 쉽게 흥분하는 등 심적으로 불안감이 느껴졌고 혐의 사실이 증거위조 혐의라서 부득이긴급 체포한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2016년 정치자금전달 관련 혐의와 당시 수사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위조 제출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도 변호사는 김씨가 지난해 9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이다. 특검에 따르면 도 변호사는 김씨 일당이 소속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로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날 긴급체포된 도 변호사와 함께 김씨와 박씨에 대해 소환 조사를 벌인다. 특검팀 관계자는 "오전 10시 김씨를, 오후 2시 박씨와 도 변호사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흰 마스크를 낀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어떤 내용으로 텔레그램을 했나' '김 지사가 '킹크랩' 매크로 사용을 처음 들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연루된 정치인이 더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는 느릅나무출판사 공동대표로 경공모를 이끌며 댓글조작 행위를 총괄해왔다.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운영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

박씨는 김씨와 함께 느릅나무출판사 공동대표로 회사를 운영했다. 느릅나무출판사의 비누 판매업체 '플로랄 맘' 대표를 맡아 자금책으로 의심받고 있다.

박씨는 드루킹에게 매크로(자동입력 반복), IP 변동, 인터넷 정보 조작, 사용자 정보 등 기능이 담긴 통합 프로그램인 일명 '킹크랩'을 전달하기도 했다. 킹크랩은 댓글 조작 범행을 위해 드루킹 일당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사건 핵심 피의자를 줄소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킹크랩 프로그램의 개발 시점과 경위, 관여자와 관여 정도, 개발 후 댓글 게재 등 운용 전반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킹크랩 초기 버전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보고됐는지와 김 의원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 정치 인사들이 댓글조작 행위에 연루됐는지 등 대가성과 배후에 대해서도 조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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