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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동료 업었다가 '꽝'…법원 "60% 배상 책임"

이상배 기자 2018.09.09 13:54

회식 후 술에 취해 잠이 든 동료를 업고 옮겨주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다치게 했다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4부(황정수 부장판사)는 A씨가 전 직장 동료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B씨에게 "1억10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5년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A씨와 B씨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새벽 1시까지 회식을 했다. 회식을 마쳤을 때 A씨는 만취해 잠든 상태였다.

마찬가지로 술에 취해 있던 B씨는 다른 동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A씨를 업고 주점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계단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지만 만취한 A씨는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B씨는 A씨를 다른 동료에게 맡긴 뒤 귀가했다.

이튿날 잠에서 깬 뒤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A씨는 일부 시각을 상실하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는 진단을 받고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만취해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가족 등에게 도움을 청해 데려가는 등 사고를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무리하게 A씨를 업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사고를 발생시켰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단에서 넘어져 A씨가 머리나 안면을 다쳤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동료에게 맡기고 귀가한 과실도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회식에서 술을 과다하게 마셔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고, B씨가 A씨를 업은 것이 직장 동료로서 호의를 베푼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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