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징역 15년' MB, 항소 or 항소 포기…향후 선택은

항소 결정할 경우 1심과 달리 적극 공방 예상…朴 전 대통령처럼 항소 포기 가능성도

김종훈 기자 2018.10.07 15:43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스1
'다스(DAS)는 MB 것'이라는 결론과 함께 징역 15년 선고로 일단락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향후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1심 선고 직후 항소를 예고했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항소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이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강훈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구치소에서 변호인단으로부터 1심 판결을 전해듣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변호사는 "판결을 앞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상상하셨을텐데 당신이 상상했던 가장 나쁜 경우로 나온 것 같다"며 "(이 전 대통령이 충격이 컸고 상당히 실망을 했다"고 전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다스 자금 245억원 횡령 혐의와 삼성으로부터 다스 소송비용 59억원을 대납받은 뇌물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이 특히 억울하다고 강조한 부분들이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오는 8일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항소 기한은 12일까지다.

이 전 대통령이 항소를 선택한다면 1심보다 치열한 법정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증인신문을 통한 법정공방은 사실상 포기했었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 추궁하는 게 금도가 아닌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이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공방에 적극 나서기로 한다면 수십명이 증인으로 불려와 신문을 받게 될 수 있다.

반면 항소를 포기한다면 2심 재판도 증인신문 없이 빠르게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고인 입장에서 법정 증인신문이 없는 재판은 변수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항소를 포기해도 '자포자기'는 아닐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우선 이 전 대통령은 항소 포기를 통해 박 전 대통령처럼 '정치 희생양'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며 아예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1심에서 징역 24년, 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와 상고 모두를 포기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박 전 대통령의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겠다며 외국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도 재판 전부터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정치 희생양 프레임을 적극 활용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벌인 시위같은 활동은 없었지만,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등 측근들이 법정 안팎에서 정치적 토대 역할을 자처했다. 

이런 정치적 기반은 특별사면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하면 특별사면 가능성은 더 크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내란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이 확정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그해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백기'를 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는 이 전 대통령 쪽으로 흘러간 뇌물 일부를 직접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아들 이시형씨,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도 다스와 뇌물 관련 혐의에 연루돼 있다. 이들은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검찰은 검찰 관계자는 "가족들의 사법처리 문제는 이 전 대통령 본인의 입장을 정확히 들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우에 따라 가족들을 선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이 이를 의식한다면 2심에서도 법정공방을 사실상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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