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임창용 재판개입' 판사 "대법원 징계 불복 소송할 것"

판사 징계 중 가장 낮은 '견책' 처분

김종훈 기자 2018.10.12 15:01

/사진=뉴스1
야구선수 오승환·임창용의 도박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징계 결정을 받은 부장판사가 대법원을 상대로 징계 불복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2일 취재진에게 보낸 A4용지 1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사법행정을 담당하고 있던 본인으로서는 소속 법관들이 소신껏 재판하도록 외풍을 막아주는 바람막이가 돼야 한다는 소신 아래 근무해왔다. 이 사건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조언이 사법행정권의 정당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조만간 대법원에 이에 대한 불복의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대법원은 임 부장판사에 대해 견책 징계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6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면서 오승환·임창용의 도박사건 재판 과정에 개입한 혐의다. 견책은 판사에 대한 징계 중 가장 낮은 수위다.

당시 오승환·임창용은 해외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에 손댄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대법원 조사에 따르면 임 부장판사는 담당 판사였던 김모 판사가 사건을 정식재판에 넘겼다는 보고를 받고 법원 직원에게 공판절차 회부 결정문을 송달하지 말고 일단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임 부장판사는 김 판사에게 연락해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처리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고, 이 사건은 정식재판 없이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임 부장판사의 발언이 사법행정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임 부장판사는 "단순도박죄는 법정형에 징역형이 없고 오로지 벌금 1000만원이 상한으로 규정돼 있는 범죄"라며 "김 판사의 결정대로 공판절차 회부 결정을 하게 되면 향후 4~6개월 이후 첫 공판기일이 지정되고, 본안재판에서도 결국 벌금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판사나 나중에 본안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가 '어차피 벌금형밖에 선고할 수 없는 사건인데 굳이 4~6개월이 소요되는 공판절차를 진행해 유명 야구선수의 미국 진출을 막았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 우려돼 조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 부장판사는 "김 판사는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서 '재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조언을 듣고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이 사건을 적정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며 "김 판사가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하는데 징계사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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