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수사, 이번주 양승태 수사로 '성큼' 다가간다

임종헌, 15일 이전 구속기소…박병대·고영한, 소환 조사

김태은 기자 2018.11.11 14:28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사건에서 '키맨'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재출석 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및 민간인 사찰과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 수사를 향해 '윗선' 조사에 속도를 낸다. 구속 중인 임종헌(59·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이번주 내 재판에 넘기는 한편 박병대·고영한 등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보완을 마치고 이르면 이달 중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 조사해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번주 중 임 전 차장에 대해 구속기소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 전 차장은 지난 27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구속됐다. 구속 기간은 최장 20일간으로 임 전 차장의 구속 기간은 오는 15일 만료된다. 

임 전 차장은 구속 수사를 받으면서 진술거부권 행사 등으로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임 전 차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이미 다수 확보해 기소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혐의 외에도 추가로 임 전 차장의 범죄 혐의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 구속영장 청구서에 30개 안팎의 범죄 혐의를 230여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담은 바 있다. 공소장은 이보다 더 방대한 분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 요직인 기획조정실장, 행정처 차장을 지내하며 법관 사찰과 재판거래, 검찰·헌법재판소 기밀 유출 등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의혹 전반에 깊이 연루돼 있다. 각종 의혹의 '중간 책임자'로서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직 대법관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번주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 조사한데 이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이번주 중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재판 개입과 비자금 조성, 헌법재판소장 비판 기사 대필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됐다. 이들 전직 대법관들은 임 전 처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으로 적시될 만큼 범죄 비중이 크고 죄질이 중대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는 차 전 대법관과 달리 공개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 역시 수사 초기부터 이들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임 전 차장 기소 전후로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지면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이달 중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법관 재임용 탈락 과정과 행정소송 재판 개입 의혹을 조사했다. 

서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카 빅엿'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불거진 후 같은해 2월 대법원의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서 전 의원은 "부적격 사유가 자의적이고 주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위법하다"며 지난 2012년 8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해당 소송은 1·2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검찰은 서 전 의원의 재임용 탈락 및 행정소송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부당하게 개입했는 지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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