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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부작용' 안 알린 의사·약사…처벌 받을까?

설명의무 위반 땐 과태료…인과관계 입증 안 되면 손해배상·형사처벌 어려워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8.12.26 11:29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부산의 한 여중생이 지난 22일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의사나 약사가 약의 부작용을 설명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증식하거나 또 다른 세포로 퍼지는 것을 막아 독감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독감 치료제다. 

만일 의사·약사가 환자에게 약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는데, 약을 먹은 환자가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했다면 이들은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우선 처방한 약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은 경우, 의사 등 의료인은 행정상 과태료 책임을 지게 된다.

의료인은 기본적으로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진다. 현행 보건의료기본법은 환자가 의료인으로부터 자신의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 역시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케 할 우려가 있는 수술 및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설명을 하도록 지난해 6월 개정됐다.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의 경우 친권자, 즉 환자의 부모 등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해야 한다.

처방한 약의 부작용 역시 의료인이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대상이다. 대법원은 의료행위를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검사·처방·투약 등의 치료행위로 보고,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투여도 신체에 대한 침습에 포함된다며 투약 행위 역시 설명의무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즉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할 때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진료상의 설명의무에 포함되고,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의사가 이같은 설명의무를 해태한 경우 환자에게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약사의 경우 약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으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이는 형사·민사책임과는 별도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이론상으론 가능하다. 다만 환자가 입은 손해와 의사의 설명의무 해태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예컨대 오진에 이어 잘못된 약물 처방으로 인해 약물 부작용(사망)이 발생한 경우처럼, 의료인이 설명의무를 위반해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히는 등의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고,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위반 내지 승낙취득 과정에서의 잘못 사이에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

형사적으론 이론상 업무상과실치사죄 적용도 가능하다. 다만 형사책임의 경우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의료행위를 해 피해자에게 상해나 사망의 결과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과실로 인한 형사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사망·상해와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내지 승낙취득 과정의 잘못 사이에 명백한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타미플루와 사상사고와의 인과관계는 아직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타미플루 부작용 사례가 먼저 보고된 일본에서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타미플루를 복용한 미성년자 5명이 이상 증세를 보이다 숨지자 2007년부터 미성년자에 대한 타미플루 처방을 금지했다. 이후 2009년 4월부터 2017년 8월까지 8건의 타미플루 복용자 추락사고가 보고됐다. 그러나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타미플루와 이상 행동 간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올해 8월 처방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약을 먹지 않은 독감 환자에게도 고열 증세로 인해 환각·환청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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