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법원 내부 통합 먼저 해야"

사법농단 관련 법원 내부 갈등에 안타까움 표현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1.10 15:10

사의를 표명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임명된지 1년 만인 지난 3일 돌연 사의를 표하고 재판 업부 복귀를 자청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사법부 내부의 치유와 통합을 먼저 이뤄내야 한다"며 사법농단 사태로 초래된 법원 내부 갈등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 처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헌법은 우리 사법부에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을 통합하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안 처장은 “지난 한 해는 우리 사법부가 유례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는 시간이었고 동시에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이었다”며 “새해에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했다.

또 "역경은 얼마나 지혜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귀중한 경험이 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사법부 구성원 간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처장은 “사법부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 속에서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법행정을 재판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면서 “법원행정처와 각급법원 사이의 수직적 체계를 허물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추진했으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를 통해 사법개혁의 주춧돌을 놓았고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대법원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안 처장은 “앞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개진되고 건강한 토론이 이뤄지면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간다면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사법부,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안 처장의 이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로 법원행정처 근무를 마치고 재판부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지난 1년간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법원 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저와 함께 땀 흘리며 수고해 주신 법원행정처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해는 우리 사법부가 유례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는 시간이었고, 동시에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사법부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 속에서 사법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법행정을 재판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하려는 노력을 계속하였습니다.


법원행정처와 각급법원 사이의 수직적 체계를 허물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를 통하여 사법개혁의 주춧돌을 놓았습니다.


또한 수개월간의 연구와 토론을 거쳐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대법원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새해에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친애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역경은 얼마나 지혜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귀중한 경험이 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사법부 구성원 간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은 우리 사법부에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을 통합하도록 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사법부 내부의 치유와 통합을 먼저 이루어내야 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개진되고 건강한 토론이 이루어지면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간다면,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사법부,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사랑하는 법원행정처 가족 여러분!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헌신적으로 도와 주셔서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비록 법원행정처를 떠나더라도 여러분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과 제게 주신 큰 사랑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이제 지혜와 덕망을 겸비하신 신임 처장님과 더불어 더욱 단합된 모습으로 사법부를 위한 발걸음을 계속 내딛어 주시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1. 10.


법원행정처장 안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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