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다른 이성과의 하트 이모티콘 위자료 청구할 수 있을까

[나단경 변호사의 법률사용설명서]

나단경 변호사 2019.05.08 05:00


안녕하세요 나보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단경변호사의 법률사용설명서입니다. 간통죄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된 이후 법조계에서는 형사판결 대신 민사 손해배상액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엔 큰 변화가 없다는 분위기이며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나 상대를 대상으로 소송을 해도 통상 위자료 3천만원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자료 인정액에 큰 변화가 없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배우자의 외도의 강력한 증거를 수집하여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배우자가 외도를 했지만 성관계를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위자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니냐고 질문하십니다. 오늘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개인적인 만남을 가진 경우 혼인 관계의 침해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판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우리 법원은 ‘부정행위’를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는 일체의 행위로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모텔에는 갔지만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위자료 손해배상의 책임을 인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 판례의 사례에서 마트 사장인 남편은 여직원 A씨와 반말로 메시지를 주고 받았으며, 남편은 여직원에게 ‘보고싶다’, ‘갈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남편은 여직원과 식사를 한 후 모텔에 가기도 했습니다. 이에 부인이 남편과 불륜상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불륜상대 여성은 모텔 로비까지 갔다가 돌아왔을 뿐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부산가정법원은 “피고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모텔에 들어갈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음이 인정되고,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규정한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간통에 이르지 않지만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행위를 의미하는 점에 비추어보면, 피고들의 행동을 부정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하여 상식적으로 평가됩니다.

 

성관계의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하트가 포함된 이모티콘과 애정표현을 한 이메일에 비추어 위자료 손해배상의 책임을 인정한 최근 판례도 있습니다.

 

최근 대구지방법원 하급심 판례의 사례에서 남편은 직장동료 B씨와 서로에게 업무 메일을 쓰면서 “너무너무 애정하는 ○○씨 보실라우? ㅋㅋㅋㅋ”, “사랑해 ■■아~ 우리 오래오래 사랑하자”, “○○야!!! 못난아 사랑해” 등의 메일 제목을 쓰고 하트가 포함된 이모티콘을 주고받았습니다. 남편과 B씨는 퇴근 후 식사를 하는 등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기도 하였으며, 남편은 2017. 5.경 부인에게 이혼을 요구하면서 B씨와 사랑하는 사이라고 얘기를 하여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법원은 “피고는 최○○가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이성적인 감정으로 최○○와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고, 애정표현이 담긴 메일을 주고받는 등 부정행위를 하였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이러한 행위로 원고의 혼인관계가 침해되었거나 그 유지가 방해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B씨는 부인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9. 3. 12. 선고 2018가단110100 판결).

 

즉 우리 법원은 남편이나 부인과 제3자가 불륜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때의 ‘부정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될 것이고,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하여 이를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5. 24. 선고 88므7 판결,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 참조).”고 일관되게 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모텔에 갔더라도 ‘손만 잡고 잤다’고 주장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더라, 우리는 ‘플라토닉 러브’ 관계이다, 우리는 ‘소울메이트’고 모두 장난이었다 등의 안일한 생각은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하게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억울한 소송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상간자가 혼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 이혼을 진행중이거나 이혼을 하였는지 여부, 자녀 유무, 혼인 관계 파탄 정도, 상간자와의 교제 기간, 반성의 여부 등 구체적 사실 관계에 따라 책임 여부나 위자료 액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다양한 사정이 참작될 수 있습니다.


[나단경 변호사는 임대차, 이혼, 사기 등 누구나 겪게 되는 일상 속의 사건들을 주로 맡습니다. 억울함과 부당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것이 변호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큼 당신을 생각하는 '나단경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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