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일반

'단 하루' 때문에 200만원 세금낸 장애인

장애인 차량 취득세 면세조항 해석관련 다툼, 민법 "기간을 연·월·주·일로 정한 때 첫 날은 제외"

황국상 기자 2019.05.16 06:00

'갖바치 내일모레'라는 속담이 있다. 가죽 신발을 만드는 갖바치에게 신발을 주문하고 찾으러 갔더니 "내일모레 찾으러 오라"며 차일피일 미루는 것을 비꼬는 속담이다.

그러나 일상에서의 자잘한 약속과 달리 권리·의무를 확정짓기 위한 법률행위에 있어서 기한(期限)은 단 하루의 차이가 크다. 하루만 넘기면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을 때도 있고, 반대로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대했던 이익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 단 하루 차이로 장애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면세혜택을 받지 못한 사례에 대한 판결(대구지법 2018년 7월26일 선고, 2017구합24563)을 소개한다.

2급 장애인인 A씨는 2015년 12월7일에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를 샀지만 취득세 233만원 가량을 내지 않았다. 지방세특례제한법은 장애인이 생활용도 등으로 쓰기 위해 구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1대만큼에 대해서는 취득세·자동차세 면세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법에서는 한 가지 조건을 걸고 있었다. 이같은 면세혜택을 받으려면 차량을 1년 이상 보유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사망이나 혼인, 해외이민, 운전면허 취소 등 정당한 이유 없이 1년 이내에 면세혜택을 받았던 차량을 타인에게 판매할 때는 기존에 면제받은 취득세를 내야만 했던 것이다.

문제는 A씨가 이 차를 다른 사람에게 되판 시점이 2016년 12월7일이었다는 데서 발생했다. 취득세를 담당하는 A씨 거주지 관할청인 B구청이 이듬해인 2017년 1월에 "A씨가 차량 등록일로부터 1년 내에 소유권을 이전했다"는 이유로 종전 면제받은 233만원 가량의 취득세에다 가산세까지 붙여 과세처분을 한 것이다. A씨가 이같은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쟁점은 '2015년 12월7일에 취득·등록'한 차량을 '2016년 12월7일'에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 행위를 '1년 이내에 소유권을 이전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의 여부였다. A씨는 "'1년 이내'라는 면세기한은 등록일을 포함해야 한다"며 "면세특례 제한기간은 2016년 12월6일까지여야 한다. B구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을 맡은 대구지법 재판부는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해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또 "지방세 기본법은 기간을 계산할 때 특별한 규정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민법 규정에 따른다고 하고 있다"며 "민법에서는 기간을 일·주·월 또는 연으로 정할 때 기간의 초일(첫 날)은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다만 기간이 오전 0시로부터 시작할 때만 예외로 첫 날이 산입된다"고 했다.

이어 "지방세특례제한법은 면세특례 제한기간으로 '자동차 등록일로부터 1년 이내'라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 등록일은 민법 규정에 따라 '1년' 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며 "취득세 감면 특례제한 기간은 2015년 12월8일을 기산일로 삼아 2016년 12월7일까지가 된다. B구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졌다. A씨는 재차 상소해 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가져갔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2019년 3월28일 선고, 2018두65477)을 내렸다. A씨 패소가 확정된 것이다.

◇관련규정
민법
제157조(기간의 기산점)
기간을 일, 주, 월 또는 연으로 정한 때에는 기간의 초일은 산입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그 기간이 오전 영시로부터 시작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지방세기본법
제23조(기간의 계산)
이 법 또는 지방세관계법과 지방세에 관한 조례에서 규정하는 기간의 계산은 이 법 또는 지방세관계법과 해당 조례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을 따른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7조(장애인용 자동차에 대한 감면)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인(제29조제4항에 따른 국가유공자등은 제외하며, 이하 이 조에서 "장애인"이라 한다)이 보철용ㆍ생업활동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로서 취득세 또는 「지방세법」 제125조제1항에 따른 자동차세(이하 "자동차세"라 한다) 중 어느 하나의 세목(세목)에 대하여 먼저 감면을 신청하는 1대에 대해서는 취득세 및 자동차세를 각각 2021년 12월 31일까지 면제한다.
1.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승용자동차
가. 배기량 2천시시 이하인 승용자동차
나. 승차 정원 7명 이상 10명 이하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승용자동차. 이 경우 장애인의 이동편의를 위하여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구조를 변경한 승용자동차의 승차 정원은 구조변경 전의 승차 정원을 기준으로 한다.
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자동차의 구분기준이 화물자동차에서 2006년 1월 1일부터 승용자동차에 해당하게 되는 자동차(2005년 12월 31일 이전부터 승용자동차로 분류되어 온 것은 제외한다)
2. 승차 정원 15명 이하인 승합자동차
3. 최대적재량 1톤 이하인 화물자동차
4. 배기량 250시시 이하인 이륜자동차
② 장애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체취득을 하는 경우 해당 자동차에 대해서는 제1항의 방법에 따라 취득세와 자동차세를 면제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할 때 장애인 또는 장애인과 공동으로 등록한 사람이 자동차 등록일부터 1년 이내에 사망, 혼인, 해외이민, 운전면허취소,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부득이한 사유 없이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세대를 분가하는 경우에는 면제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다만, 장애인과 공동 등록할 수 있는 사람의 소유권을 장애인이 이전받은 경우, 장애인과 공동 등록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장애인으로부터 소유권의 일부를 이전받은 경우 또는 공동 등록할 수 있는 사람 간에 등록 전환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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