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태수 '신분세탁·도피' 도운 고교 동창 소환

26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이름 빌려주고 도피 도와"

이미호 기자 2019.06.26 16:22
(인천공항=뉴스1) 허경 기자 = 해외 도피 중이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54)씨가 두바이에서 체포돼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해외도피 중 21년만에 송환된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아들 정한근씨(54)를 수사중인 검찰이 정씨의 신분세탁을 도운 인물을 소환해 조사중이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정씨의 고등학교 동창 유모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정 씨에게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고 도피를 도운 혐의(범죄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씨를 상대로 언제부터 정 씨 일가를 돕기 시작했는지, 한보그룹의 해외 은닉 자금이 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은 지난해 8월 정씨 아내와 자녀가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 국경관리국(CBSA) 협조로 정씨 가족의 캐나다 거주를 위한 서류에 정씨가 아닌 캐나다 시민권자 유모씨의 이름이 스폰서로 사용된 사실을 알아냈다.

정씨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운영자로 1997년 11월경 대표이사 및 기획부장과 공모해 동아시아가스가 보유한 루시아석유 주식의 매각자금 322억원을 스위스에 있는 타인명의 계좌에 예치해 횡령하고 재산을 국외로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1998년 6월1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은 이후 잠적했다. 2008년 9월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횡령)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죄)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중인 이 사건은 오는 2023년 9월23일에 재판시효가 완성된다.

공범인 정모 동아시아가스 대표이사와 임모 기획부장은 1999년 5월 각각 징역 3년과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공동추징금 434억원도 선고 받았는데, 추징금에 대해선 2008년 8월 집행불능 처리된 상태다. 

앞서 국제협력단은 지난 22일 정씨를 추적 10개월여만에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정씨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공유하기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