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식 업그레이드…알아두면 도움되는 세계 역사 24선

[따끈따끈새책]前 국무총리실 개발협력정책관 박장호 서울대 교수, <커피와 크라상> 출간

김태은 기자 2019.08.23 06:00


크라상은 동양인인 한국인에게도 이제 낯설지 않은 아침식사 메뉴가 됐다. 우리에겐 제빵 브랜드로 더 익숙한 이름이기도한 초승달 모양의 이 빵이 특별한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양에서는 커피와 크라상만으로 제공되는 소박한 아침을 '대륙식 조찬'이라는 뜻의 '콘티넨털 브렉퍼스트((continental breakfast)'라고 부르는 반면 상당수의 터키인들은 크라상을 먹지 않는다. 왜일까.

박장호 서울대 교수가 펼쳐낸 저서 '커피와 크라상'은 세계에서 가장 정치적인 식사인 '콘티넨털 브렉퍼스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1592년 오스트리아 빈을 포위했던 15만 투르크 대군이 기독교 세력의 지원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반격에 퇴각하면서 커피콩을 남기고 갔고 이것이 '비엔나 커피'로 유럽 세계에 전해지는 계기가 됐다.

오스트리아의 제빵사는 마호메트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을 본따 빵을 만들어 '이슬람을 씹어먹는다'는 의미를 담아 전승을 기념했다. 크로상의 기원이 된 이 빵은 투르크에 대한 두려움을 간직한 유럽 사람들에게 크게 유행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책의 부제처럼 '야만이 빚어낸 최고의 문화상품'이 된 셈이지만 터키인들에겐 치욕의 역사를 담고 있는 셈이다.

2007년 OECD사무국에서 정책분석관을 지낼 당시 만났던 터키인 친구를 통해 서구 문화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된 박 교수는 30여년 간 공직에 몸담은 동안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24개의 글로벌 문화와 경영 상식을 정리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드레스 코드' 문화에서 검은 넥타이를 매고 오라는 의미나 이름과 성을 격식에 맞게 부르지 않으면 실례가 될 수 있는, 여간해서는 알 수 없는 서구의 문화에 대해서도 자신이 직접 겪은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했다.

'커피와 크라상'은 어디선가 들어본 것같은 세계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경제 상식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 지식이 아닌 실생활 속 살아있는 정보를 담고 있다는 미덕을 갖고 있다. 해외에 나가 외국인을 만났을 때 단순히 언어로 소통을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식 이상의 상식'의 백과사전인 셈이다.
관료 출신의 저자가 세계에 나가 현지인들과 접하며 배우고 익힌 살아있는 경험이 바탕이 됐기에 실전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는 박 교수가 해외 유학 생활과 2년 간의 OECD 본부 근무, 국무총리실 개발협력정책관으로 일하며 다녔던 수많은 해외 출장 등에서 느꼈던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박 교수는 다양한 국가에서 외국인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는 동안 언어 이상으로 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0대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썼다는 박 교수는 "내가 수세적이고 눈치를 살피며 세계를 다녔다면 새로운 세대는 이 책을 읽고 좀 더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마인드로 세계를 누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커피와 크라상=박장호 지음, 선 출판, 231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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