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가르친 수학 강사 "시험 100점 기대"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9.18 13:56
/사진=뉴스1

숙명여고 정답 유출 사건에서 성적이 급상승한 쌍둥이 자매를 지도한 학원 강사가 "(학습 태도를 볼 때) 100점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면서 이들의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에게 우호적 증언을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18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교무부장 A씨(52)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쌍둥이 자매가 지난 2016년 12월부터 1년여간 다녔던 학원의 수학강사 박모씨가 A씨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강사 박씨는 '숙명여고는 학원 레벨테스트에서 상위 레벨이 아니더라도 학원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준비하고 시험을 치르면 충분히 100점이 가능하냐'고 묻는 변호인에게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실제로 100점을 맞은 건지 커닝을 했는지 사실관계는 모르지만 (100점 맞은 걸)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하기도 했다. 

앞서 1심은 쌍둥이 자매의 문제 풀이 과정이 부실하다는 점을 근거로 A씨가 유출한 정답을 암기해 이들의 성적이 급상승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변호인 측은 이를 반박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어 강사 박씨는 첫 레벨테스트에서 5레벨이었던 쌍둥이 언니에 대해 "수학 측면에서는 성실하게 복습을 열심히 했다"며 "수업시간에도 맨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복습하고 필기했던 학생"이라고 기억하며 우호적 증언을 이어갔다. 

박씨는 학교 성적이 좋더라도 학원 레벨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학원 레벨테스트와 학교 성적 수준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박씨는 "학원 레벨테스트는 전부 주관식이고, 문제 형태가 내신하고는 많이 다르다"며 "수능보다 높은 사고력을 요하는게 많기 때문에 그걸 맞추는 건 사실 성실함이나 노력보다는 수학적 센스를 갖춰야 한다"고 증언했다. 

쌍둥이 자매처럼 고등학교 입학 당시보다 성적이 급상승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내신을 공부하는 것과 수능을 공부하는 게 똑같은 거냐고 할 수 있는데, 강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며 "내신용 문제, 수능용 문제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또 복습테스트를 했을 때 쌍둥이 언니가 이미 성과를 거두겠다는 징조가 보였냐는 변호인 질문에 "기대를 했다"며 100점 받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렇게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오른 이유가 뭔지 묻는 검찰 질문에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른 학생들은 성실하지 않냐"는 재질문에는 "성실함의 종류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 및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쌍둥이 자매 역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무리한 기소"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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