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배우자, 공개 소환 검토…검찰, 사모펀드 관련 수사 박차

표창장 위조 시기 2012년 9월 이후…주가 조작 시도 관련성 들여다봐

김태은 기자 2019.09.18 16:43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 뿐 아니라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대한 수사 경과를 보며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당정이 형사사건 공보 규칙 시행을 조 장관 관련 수사 이후로 미루기로 한 가운데 검찰은 정 교수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공개소환 방안도 검토 중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아직 정 교수의 소환 시점과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딸 조모씨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해 조씨를 비롯해 대학 관계자들을 잇달아 조사하는 한편 사모펀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정 교수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 소환 일정과 관련해 "재판 첫 기일까지 여유가 있고 수사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수사 경과에 비춰서 가장 적절한 시점에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소환 여부엔 "수사를 진행하며 잘 숙고하겠다"며 검토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검찰은 통상 주요 피의자 소환 때 공개소환을 원칙으로 해왔다.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은 익명 원칙에도 불구 피의자가 언론에 실명이 이미 공개돼 널리 알려졌거나, 공적 인물인 경우 실명공개에 예외를 둔다.

검찰은 지난 7일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후 딸 조모씨의 논문 특혜 및 부정입학 등에 정 교수가 관여했는 지 강도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해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입학에 이를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표창장 위조 시기가 당초 봉사활동 시기인 2012년 9월 7일이 아닌 그 이후에 위조됐다는 객관적 물증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표창장을 받게 된 봉사활동 자체도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라는 정황을 확보하고 보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씨의 봉사활동 경력과 상관없이 의전원 입시에 활용할 목적으로 입시에 맞춰 표창장을 위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 진행중인 수사가 마무리되면 재판 진행 전이라도 공소장 변경 절차를 통해 위조 시점과 위조 방법을 상세하게 기재할 계획이다. 정 교수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8일에 열린다.

검찰 관계자는 "표창장 위조 시점과 위조 방법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들을 다수 확보했다"며 "공판이 시작되면 검찰이 확보한 객관적 증거를 통해 자세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수사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5촌 조카 조모씨의 신병을 확보한 후 연일 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운용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훈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도 이틀 연속 소환 조사했다.

전날엔 해외로 도피했다 최근 귀국한 더블유에프엠 우모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실시했다. 우 전 대표는 조씨와 함께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주가 조작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코링크PE가 WFM을 인수한 과정과 정 교수가 관여돼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동안 자문료 1400만원을 받고 경영회의에도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 교수측은 "영어교육 관련 자문료 명목으로 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코링크PE 설립자금이 정 교수로부터 나왔다는 정황을 최근 확인하고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와 코링크PE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상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서 WFM에 대한 주가 조작에도 개입했을 개연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우 전 대표 등 주가 조작을 시도한 혐의에 연루된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추가로 진행해 정 교수의 혐의를 확인한 후 소환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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