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단독 조국'이 사라지는 날

한달여간 조국 관련 단독 보도 하루 평균 10건… 빠른 마무리 통해 소모적 국론 분열 막아야

하세린 기자 2019.09.24 15:57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사진=과천(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요즘 법조 출입기자들은 포털 검색창에 ‘단독 조국’을 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단독’이란 자신만이 쓴 특종기사를 일컫는 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 보도가 워낙 많다 보니 이를 확인하는 게 기자들의 오전 주요 업무가 돼버렸다. 조 장관의 호가 ‘단독’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이슈가 생기면 보도량이 많아지는 건 언론의 생리다. 다만 이번 특이점은 ‘단독’의 양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8월1~9월9일(조 장관 임명일) 한달여간 총 14개 신문과 방송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총 287건의 조 장관 관련 단독 기사가 나왔다. 하루에 약 10건씩이다. 단독이 붙지 않은 기사까지 따지만 수만건에서 수십만건을 넘는다는 얘기도 있다.

조 장관 임명 후에도 ‘단독’ 릴레이는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의 대결 구도 때문이다. 지난 23일 검찰은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을 사상 처음 압수수색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장관은 꿋꿋이 ‘검찰개혁’ 행보를 이어갔다. 일선 지검을 방문해 ‘검사와의 대화’를 하고,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구성해 개혁드라이브를 계속 하고 있다.

양 측은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태도다. 맞는 말이지만 누구를 위한 일인가는 서로 의문이다.
검찰은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약 한달간 압수수색 수십 곳을 진행한 검찰이 조 장관 임명을 철회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조 장관 역시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더 안타까운 점은 현 상황에서는 정책을 추진하는 동력도, 그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전쟁은 휴전이나 종전만이 멈출 수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성역없는 검찰의 수사와 온전한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 그리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하루 빨리 소모적인 ‘단독 조국’ 정국이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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