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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블리]취임 후 해외 출장 '제로'…윤석열의 '두문불출'

출퇴근은 지하로만 식사는 구내식당…전세계 총장들 모이는 자리도 '불참'

이미호 기자 2019.09.28 06:00
사진=이지혜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외부 노출 자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취재진 눈에 띄지 않으려고 출퇴근시 대검찰청 청사 지하주차장을 통해 움직인다. 식사도 외부인과 점심약속을 잡지 않고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이처럼 마주칠 일이 없으니 짠한(?) 풍경도 연출된다. 사진부 기자들은 청사 외부 잔디밭에 사다리를 놓고 윤 총장이 복도를 지나가기만 기다린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에 착수한지 딱 한달째 되는 28일 서초동의 풍경이다.

그런 윤 총장이 지난 25일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 참석차 인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월 25일 취임 후 첫 국제행사이자 외부행사였다. 검찰이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난지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도 했다. 윤 총장 얼굴 보기가 어려운 출입기자들의 시선이 그의 입에 쏠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윤 총장이 남긴 말은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는게 전부였다.

이처럼 국내 국제행사에는 참석했지만 정작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지난 15일부터 4일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검사협회(IAP) 연례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세계 검찰총장들이 참석하는 이 행사에는 우리나라 검찰총장이 매년 참석해왔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때는 대규모 사절단이 가기도 했다. 올해는 황철규 법무연수원 국제형사센터 소장이 IAP 회장에 취임해 더욱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생각조차 못한다'는게 대검 분위기다.

검찰총장이 해외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그저 '놀러가는 것'으로만 본다면 큰 오산이다. 각 국의 검찰총장끼리 직접 만나기 때문에 실무진 선에서 해결이 안되는 현안들이 한번에 타결되기도 한다. 또 국제범죄와 관련한 수사 공조도 이뤄진다. 이밖에도 각종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으레 새 검찰총장이 취임하면 이뤄지는 해외 검찰 및 수사 관련 기관들의 '자국 방문 요청'이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 청사 내부행사에만 참석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인권문화제 '어울림' 행사에 자리해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했다. 26일에는 '소통과 공감을 통한 검찰 동행 문화 프로그램'에 참석해 대검 직원들과 함께 했다.

이렇게까지 윤 총장이 외부인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는 이유는 최근 조 장관 관련 수사와 관련해 최대한 신중한 행보를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일인 지난 23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엄중한 시점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의 두문불출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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