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전면 재수사 예고

참사 5년 후에도 진상규명 요구 빗발… 조국 수사와 함께 정국 '균형추' 맞춘다는 해석도

하세린 기자 2019.11.06 16:08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세월호 참사 전면 재조사를 위해 대검찰청 산하 특별수사단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수사단장은 임관혁 안산지청장이 맡는다. 특수단 사무실은 금명간 서울고검 청사에 꾸려질 예정이며 대검 지휘부서는 한동훈 검사장이 이끄는 반부패·강력부다. 2019.11.6/사진=뉴스1

검찰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수사 축소 압력, 부실 대응 및 구조 지연 등을 재조사하기 위한 특별수사단(가칭)을 설치하기로 했다. 검찰이 내년 4·15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재조사에 본격 나서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검찰청은 6일 임관혁 안산지청장을 수사단장으로 하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서울고검 청사에 위치시키기로 했으며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지휘하게 된다. 일선 지검의 차장검사나 지청장급 검사를 포함해 검사 8명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수사권을 가진 별도의 특별수사단을 구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수사단은 박근혜 정부 때 출범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출범한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로부터 관련 기록도 이관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철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5/사진=뉴스1

◇왜 지금 시점에서 특수단 설치했나=대검이 갑작스레 세월호 특수단 출범을 결정한 건 최근 세월호 참사를 재수사해야 한다는 유족들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다.

앞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출범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지난 3월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및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을 올렸다.

최근엔 특조위가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 헬기에 병원 이송이 시급한 학생이 아닌 해경청장을 태웠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검찰이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이어가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국의 '균형추'를 맞추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조위 등에서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수사외압 관련 조사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황 대표와 당시 수사라인이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경합동수사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으로 근무했던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조사기간은 내년 총선일정 등을 감안해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조위는 앞서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당일 희생자 구조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헬기를 해경청장 등 현장 지휘관들이 이용했다"며 "희생자 발견·이송이 늦었고, 사망판정 시점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새로운 조사결과와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검찰이 전면 재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 122명을 고소·고발할 방침을 밝혔다.

조은석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2014년 10월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4.10.6/사진=뉴스1

◇지금까지 수사 어떻게 진행, 누가 처벌받았나=세월호 참사는 사망·실종자만 300여명에 달하고 관계당국의 구조와 사고 대처 과정에서의 혼선 때문에 그간 각종 진상조사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사고 발생 5년이 넘어서도 사고 경위 및 구조 과정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검찰은 참사 발생 당일인 4월16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17일 이를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확대 개편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이어 4월20일 인천지검에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과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이 구성됐고 같은달 21일에는 부산지검에서 한국선급 등의 비리에 대한 특별수사팀 수사가 시작됐다.

이후 대검찰청은 지난 2014년 10월6일 발표한 세월호 관련 최종 수사 결과에서 399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는 유병언 전 회장 일가의 비리, 청해진해운 임직원 및 선장·선원 등의 고의·과실이 중첩돼 발생한 대형참사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당시 대검찰청은 △세월호 침몰원인과 승객구호의무 위반 책임 △선박안전관리와 감독상 부실 책임 △사고 후 구조 과정의 위법행위 △청해진해운(선주회사) 실소유주 일가의 비리 △해운업계 전반의 구조적 비리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인천, 광주, 부산 등 전국지방검찰청에서 동시에 수사를 진행했다.

베일에 감춰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드러난 건 검찰이 지난해 3월28일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관련 보고 및 지시 시간을 모두 사후 조작했다고 결론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빨라도 당시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 10시보다 20분 늦은 오전 10시20분쯤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로 '총력 구조'를 지시한 시각도 오전 10시15분이 아니라 구조 '골든 타임'이 지난 10시22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8월 열린 1심에서 김기춘 전 실장은 고령인데다 이미 다른 혐의로 구속된 점 등을 감안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날 재판을 받은 김장수 전 실장은 문서작성 관여 여부 등과 관련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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