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법전문가들 "'16명 살해' 북한주민 추방은 법적근거 없는 잘못된 결정"

"살인범 맞다면 대한민국 사법절차로 다뤘어야…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결정'없어도 탈북민 국내 체류 가능해"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11.08 15:44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뉴스1 이 단독보도한 '삼척으로 내려왔던 북한주민 판문점으로 송환' 제하의 기사내용에 대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배 위에서 16명을 살해한 뒤 귀순한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추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통일·북한법 전문가들이 "법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결정"이란 지적을 하고 나섰다. 

통일법정책연구회 회장으로 탈북민들에게 법률지원을 하고 북한법을 연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원연 변호사는 “정부가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법률 해석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 북한 주민 2명은 당연히 우리 국민으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통일부가 근거로 든 관련 법률인 북한이탈주민법에 나오는 '보호 결정'의 경우 정부의 정착 관련 지원여부와 관련된 부분인데 그것을 근거로 강제추방하거나 우리 국민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법'을 법적 근거로 삼는 법적 해석이 잘못됐다고 본 이유는 '보호결정'이 없어도 국내에 머물러 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이미 우리나라엔 북한이탈주민보호법상 '보호 결정'을 받지 않은 채 살고 있는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존재한다"며 “통일부가 난민 얘기도 했는데 북에 송환된 이들은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이라서 (난민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인 김웅기 변호사 역시 “북한이탈주민 보호결정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더 특별한 보호를 해 줄 필요가 있는 지를 정하는 기준이지 대한민국 국민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을 북한으로 추방할 권한이 정부에 없고 추방할 아무런 법적 근거도 대한민국 법률엔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사지로 국민을 내모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상상을 할 수 없는 조치를 한 것이고 비난 받아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강제추방 대상이 된 이들이 '살인 범죄자'라는 지적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이미 그들은 우리 국민이기에 살인 행위에 대해선 우리 수사당국에서 기소하고 재판하고 그렇게 우리 사법절차대로 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도 “대한민국 영토로 보는 북한 내에서 일어난 범죄를 우리 법률로 재판하는 것은 실제 사례도 있고 당연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정부 조치가 반드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곽준영 변호사(법무법인 원)는 “헌법재판소 결정례 등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북한을 외국으로, 북한주민을 외국인으로 취급하여야 할 경우도 많다" 며 “추방 행위가 비판받을 요소가 많지만 반드시 위법하다고 보기만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원연 변호사(41)/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비판받을 요소에 대해 곽 변호사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을 약 5일 정도만 조사해 북한으로 추방했다는 것인데, 이는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형사사법권(수사 등)을 발동해야하는 헌법적 지위나 의무를 포기한 것으로서 매우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 오후 3시10분쯤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지난 7일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북한 주민을 추방 형식으로 북측에 인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들의 귀순 의사를 신뢰할 수 없고, 우리 사회 편입시 국민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으로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들의 신변 처리와 관련해 "이들은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러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고 우리사회에 편입할 경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아 정부 부처 협의를 거친 후 추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통일부가 법적 근거로 삼은 북한이탈주민법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주민이 신속히 적응·정착하는 데 필요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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