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윤석열 이름 직접 언급에 검찰 "개혁 주체 더 매진하라는 뜻"

반부패협력회의 개최…윤석열, 토론 세션 때 공정 시스템 검찰 역할 적극 피력

이정현 기자, 김태은 기자 2019.11.09 06:00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접 마주한 자리에서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검찰은 "이제껏 매진해온 검찰개혁의 성과를 인정받고 이를 더 힘써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반응했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후 일부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이날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에 대한 메시지를 공유하는 한편 회의에서 논의된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검찰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윤 총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시스템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선 그동안 윤 총장이 선제적으로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며 개혁에 앞장선 것에 대한 성과를 인정해준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대검의 한 간부는 "과거 문무일 전 총장 시절 '검찰패싱' 의혹이 나올 정도로 검찰이 개혁작업에서 빠져있던 때와 비교했을 때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또 대통령께서 검찰도 셀프개혁을 멈추지 않고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달라고 하셨는데 이는 검찰도 하나의 개혁주체로 인정받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상당 수준 이뤘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비롯해 검찰 수사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짚어준 것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에 따라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또다른 대검 관계자는 "금일 대통령 말씀은 검찰이 개혁의 주체로서 잘 해나가고 있고 이제는 단순히 현상 개선이 아닌 제도적으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특별히 검찰에 대한 반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검찰의 개혁 추진에 대한 긍정 평가란 분석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검찰의 한 부장 검사급 간부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국민이 요구하는 다음 단계의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 달라"고 말한 것은 "현재의 개혁에 만족하지 말고 더 강한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특별 지시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국민의 요구가 매우 높다. 국민들이 공권력의 행사에도 더 높은 민주주의, 더 높은 공정, 더 높은 투명성, 더 높은 인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부분도 "검찰 개혁에 더 강한 드라이블 거는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검찰 개혁이 실제로 국민 눈높이 맞도록 진행되도록 하라는 질책과 당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장관 관련 수사가 시작된 이후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첫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이번 회의는 윤 총장을 포함해 참석자들의 자유 발언들이 오가며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 이후 진행된 토론 세션에서 윤 총장은 고용 등 공정 분야와 관련된 주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문 대통령의 공정 반부패 시스템 구축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윤 총장의 발언에 문 대통령도 공감을 표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 속에서 회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제5차 반부패정책협의회는 '법조계와 고위공직자 전관예우 근절 대책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방지 대책'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법무부는 이같은 주제에 맞춰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앞으로 연고관계 변호사 회피·재배당 제도를 검찰 수사 단계에 도입시키는 등 전관특혜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