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무부, 서울중앙지검 직접수사 부서 절반 줄인다

대검에는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 안돼...검찰 "수사 전문성 축소 우려"

이정현 기자 2020.01.09 14:07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1


법무부가 검찰 인지수사 축소를 위해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직제를 대폭 개편할 방침이다.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윤석열 검찰총장 의견수렴 없이 단행한데 이어 검찰 중간 간부 인사와 수사팀 개편작업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9일 법조계와 사정당국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 부서인 반부패수사부 4개를 2개로, 공안수사 부서인 공공수사부 3개를 2개로 줄이는 내용의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에는 방위사업수사부, 공정거래조사부 등의 인지수사 부서를 폐지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월 3일자 서울중앙지검 배치표에 따르면 반부패수사1~4부에는 부장검사 4명을 포함해 총 40명의 검사가 배치돼 있다. 여기에 수사관 48명과 실무관 40명 등 4개부에는 총 128명이 근무 중이다. 
공공수사1~3부에는 부장검사 3명을 포함해 총 26명의 검사가 배치돼 있다. 수사관은 29명, 실무관은 24명 등으로 3개부에 총 79명이 일하고 있다. 둘을 합치면 207명 가량이다.

이들 수사 부서의 일부가 폐지되면 반부패수사부에서는 부장 포함해 2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과 실무관 40여명이 재배치 되는 등 인사조치되고, 공공수사부에서도 부장검사 포함 10여명, 수사관과 실무관 10여 명이 자리를 옮겨야 한다. 총 80여명이 옮길 경우 최소 40% 가량이 바뀌는 셈이다.

이같은 직제개편은 지난해 법무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겠다고 보고한데 따른 조치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을 독대하는 자리에서 "2019년 말까지 전국 41개 직접 인지수사 부서를 모두 없애고 중요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단계별로 보고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보고했다. 당시 이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되자 법무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고 대검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아직 이같은 직제개편 방안을 대검에 공식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검은 법무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이미 전국 청 직접 인지부서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해당 부서들의 필요성과 폐지에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해 법무부에 전달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조만간 직제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직제개편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만 개정하면 된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뒤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면 관보에 게재되면서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법무부가 마음만 먹으면 이른 시일 내에 조직 개편이 가능하다.

법무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검찰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쌓아온 수사 전문성과 역량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법무부가 검찰총장 의견수렴 없이 인사를 단행해 검찰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직제개편을 강행할 경우 집단 반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대검의 한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방수부나 공조부의 경우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상당히 오랜 기간 수사 역량을 끌어올린 부서인데 이를 폐지하게 되면 전문적인 범죄에 대한 대응 역량이 현저하게 저하될 우려가 있다"면서 "단순히 검찰의 힘을 빼겠다고 인지수사 부서를 이렇게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이같은 직제개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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