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측근 2차 물갈이'… "비정상화의 정상화"

23일 법무부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

하세린 기자 2020.01.23 16:42
법무부가 검찰 중간 간부인 차장·부장 검사급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을 대거 물갈이한 23일 오후 추미애(왼쪽)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과천 법무부청사와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각각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급) 257명, 일반검사 502명 등 검사 759명에 대한 인사를 다음달 3일자로 단행했다. 2020.1.23/사진=뉴스1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한 공정성 및 조직안정 도모"

법무부는 23일 검찰 중간간부인 고검검사급(차·부장) 검사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한 배경 중 하나로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꼽았다.

법무부는 "지난해 하반기 고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 특정 부서 출신 검사들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되면서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검사들이 우대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약 50여명의 검찰 중간간부들이 사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그러한 비정상을 정상화해 인사의 공정성과 검찰조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7월 검찰 인사는 한마디로 '윤석열 사단'의 특수통 약진으로 설명할 수 있다. 법무부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들이 요직에 중용된 것을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급) 257명, 일반검사 502명 등 검사 759명에 대한 인사를 다음달 3일자로 단행했다. 지난 13일자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이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차 검찰 인사다. 2020.1.23/사진=뉴스1

법무부는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선 검사들의 근무 경력과 기수, 업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관행과 조직 내 엘리트주의에서 탈피해 인권·민생 중심의 검찰 업무 수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를 실시했다"고 했다.

이날 인사는 지난 13일자 검찰 고위간부인 대검검사급(검사장) 인사에 이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차 검찰 인사였다. 중간간부 검사 257명, 일반검사 502명 등 검사 759명이 오는 2월3일자로 전보를 받았다. 

앞서 검찰인사위원회에서 이번 인사의 규모를 250~300명선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지난해 7월 간부 인사 때(647명)보다도 규모가 컸다.

현 정권 인사를 겨냥한 '청와대 수사팀' 차장검사는 전원 교체됐지만 부장검사는 대부분 유임되면서 수사팀의 운명이 엇갈렸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담당해온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평택지청장으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맡았던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천안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다만 실무수사를 맡았던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과 이정섭 동부지검 형사 6부장은 유임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담당해온 송경호 중앙지검 3차장은 여주지청장으로,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법무부는 그동안 특수통 검사들이 검찰 내 요직을 거쳤던 '비정상'에서, '묵묵히 기본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형사·공판부 검사들을 우대하는 '정상'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6개월 전 같은 정권에서 이뤄진 인사를 두고 비정상이라고 규정한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농단 수사 등 현 정권과 기조가 맡았던 수사가 이뤄질 때는 수사팀을 옹호하다가 정권 겨냥 수사가 이뤄진 이후엔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재경지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그런(비정상화의 정상화) 표현이 보도자료에 정말 있었냐"며 "장관이 바뀌었다지만 6개월 전에 같은 법무부가 했던 인사인데 비정상이라는 표현은 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공유하기

1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