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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블리]'신천지 공부 한창인 검찰'

오문영 기자 2020.03.07 07:00

검블리/사진=이지혜 기자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승대)가 요즘 '신천지 공부'에 열정을 쏟고 있다. 신천지와 관련된 '책자'까지 구해서 공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책자에는 총회 본부를 비롯해 본부 내 24개 행정부서와 7교육장, 12지파장 등의 업무와 역할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고 한다. 각 부서의 규모는 물론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보고를 위해 꼭 거쳐야만 하는 부서는 어디인지', '각 부서는 어떤 기관을 관할하며 책임을 지는지' 등 구체적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천지의 내부 지시 체계를 파악한 뒤 '신도 명단 제출' 등 신천지가 보여준 행동의 성격을 분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형사6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전피연 관계자들과 신천지 전직 간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오고 있다. '신천지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핵심 부서는 어디인지' 등 내부 구조를 묻는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참고인들을 상대로 신천지를 잘 알만한 탈퇴자들의 연락처를 수소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신천지 관련 각종 자료가 담긴 외장하드도 입수했다. 외장하드에는 각 참고인들에게 제보로 들어온 피해자들의 사례와 검찰에 대한 협조 메세지를 보낸 신천지 관계인들의 연락처 등 신천지 관련 각종 자료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 총회장이 신천지 탈퇴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녹취파일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은 내부 구조를 파악하는대로 신천지 현직 간부에 대한 소환을 검토하는 등 신천지를 정면에 둔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당분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아직까지는 압수수색보다 행정조사가 실효적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행정조사는 법령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그 중점을 둔다.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구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두 차례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창수)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달 29일 서울시가 이 총회장 등을 살인·상해·감염병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았으나 고발인 조사 등 본격적 수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행방이 묘연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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