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부도 잘 몰랐던 윤석열 휴가…열린민주당 가장 먼저 공개

김태은 기자 2020.04.09 13:47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휴가를 낸 이유와 관련해 열린민주당이 사표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윤 총장은 골반 쪽 염증으로 인한 통원 치료를 위해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번주 6일과 7일 이틀간 휴가를 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이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보도와 관련해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의사를 휴가 중인 윤 총장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윤 총장은 최근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골반 쪽에 염증이 심해져 통원 치료와 휴식을 위해 휴가를 냈다는 후문이다. 이날도 휴가를 냈지만 오후에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4·15 총선에 출마하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휴가 계획을 미리 예고하며 사표 수순을 암시한다는 추측을 내놨다.

황 전 국장은 "코로나에다 총선이 코앞인데, 보통 이런 상황이면 고위공직자들 웬만해서는 휴가 안 간다"면서 "그런데 오늘(8일) 낮에 지각(?) 출근해 잠시 머물고 어디어디에 어떻게 하라는 지시만 하고서는(어떤 내용의 지시인지도 알고 있지만 일단은 함구하기로 한다) 다시 오후 반차와 내일 휴가를 내고는 퇴근한 모양이다"고 말했다.

그는 "감찰부장의 감찰 개시에 대해 태클(?)을 거는 듯한 모양새를 내는 걸 보고 또 이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며칠씩 자리를 비우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를 보면서 저한테 딱 스치고 지나가는 예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으며(그러면 검찰조직에만 충성한 것인가?), 법과 원칙에만 충실하게 수사했을 뿐인데, 현 정부가 몰아세우고 자신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을 탄압한다면서 ‘못해 먹겠다. 현 정부하고는 같이 갈 수 없다’며 휴가에서 복귀하는 날 사표를 던지고, 이에 대해 몇몇 정당이 환호하는 식의 그림을 그리는 것 아닐까 하는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이미 서초동에는 그런 소문들이 돌고 있어 김빠지는 그림이고 요즘 시절이 예전 같지 않아 그런 그림이 무슨 소용일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6, 7일 윤 총장의 휴가 사용은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전날 오후 반차와 이날 휴가 사용 계획을 미리 알아내 이를 통해 윤 총장이 사표를 던질 가능성을 추측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는 휴가를 사용할 때 휴가 계획이 법무부에 보고된다. 검찰에서는 법무부 내부 관계자가 윤 총장의 휴가 계획을 황 전 국장에게 유출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윤 총장 측은 황 전 국장이 주장하는 사표 가능성에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선거를 남겨놓고 정치권의 발언에 일절 반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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