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검사장회의' 시작…윤석열에 힘 실어줄까

오문영 기자 2020.07.03 10:45

윤석열 검찰총장 관용차량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위기에 몰린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고검장·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날 10시 전국 고검장들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불러 회의를 시작했다. 대검은 회의 장소와 시간, 참석대상은 모두 비공개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날 오후에는 수도권 지검장, 수도권 외 전국 지방청 지검장 단위로 나눠 진행된다. 세 차례에 걸쳐 회의가 진행되는 만큼 오후 늦은 시각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국 고검장 및 검사장 회의 소집에선 추 장관이 내린 수사지휘 수용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따로 의결은 하지 않는다. 추 장관은 전날 윤 총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할 것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할 것을 공개적으로 지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장관의 수사지휘가 사실상 윤 총장에게 자진사퇴를 하라는 압박에 해당된다고 본다. 이에 회의 소집을 두고 윤 총장이 검사장들의 재신임을 얻어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이 아니냔 분석도 나온다.

검찰 역사상 수사 중인 사안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5년 10월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수사 하라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지휘를 수용하면서도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됐다"며 사표를 던졌다.

당초 3일 예정됐던 전문수사자문단은 열지 않기로 했다. 다만 대검 측은 일정을 취소한 것 뿐이며 추 장관의 수사 지휘 수용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신 검사장 회의에서 추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할 지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내부 일정을 소화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보다는 결국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며 "회의 진행경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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