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의 치밀한 계획에 속아서 한 결혼, 이혼할 수 있을까요?

][장윤정 변호사의 스마트한 이혼 챗봇]

장윤정 변호사 2020.07.19 12:00



◇ 스토커였던 남편에 속아 결혼한 아내의 이혼 소송, 가능할까?




Q) 3년 전 저는 남편과 동호회에서 만나 1년간의 교제 끝에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매우 섬세한 성격이었기에 털털한 저를 잘 챙겨주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한 번 들으면 잊는 법이 없었고, 회사 회식이 늦게 끝날 때면 어디서든 쏜살같이 달려와 저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남편에게 반해 결혼까지 결심했었죠. 

하지만 문제가 생긴 건 결혼 4개월쯤 결혼식 영상 파일을 확인하기 위해 우연히 남편의 노트북을 사용하게 되면서였습니다. 남편의 노트북에는 제가 결혼 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중고 거래를 한 내역을 캡처한 사진을 비롯해 동호회에 쓴 글들을 캡처한 사진 등 제가 남편을 알기 전에 했던 활동 내역들이 줄줄이 담겨 있었고, 심지어 제가 결혼 전 살던 집의 외관과 회사 입구 사진, 멀리서 찍은 제가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카페를 갔던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저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직거래를 하며 잠시 스친 적이 있었고, 그 뒤로 저를 스토킹해오다 제 아이디로 저를 검색해 제가 속해 있던 동호회에 가입해 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했었던 거예요. 충격을 받은 저는 남편의 휴대전화도 확인을 해보았고, 결혼 후에도 저를 몰래 찍은 각종 사진들까지 발견했습니다. 저의 잠자는 모습에 샤워하는 모습까지.. 충격을 금할 수 없었어요.

남편은 저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며 이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남편이 너무 무섭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소름끼칩니다. 이런 남편과 저, 이혼할 수 있을까요? 


A) 네, 가능합니다. 이런 경우 재판상 이혼이 가능한 경우 중 하나인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 역시 배우자의 지속적인 의처증을 정신질환으로 보아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상대방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인 바 있으며, 이런 경우 위자료까지도 지급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토킹범죄처벌법 제정 촉구 토론회. 2020.7.7/뉴스1




◇ 짧은 결혼생활 후 이혼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이 가능할까?



Q) 남편과 이혼을 하려고 생각하다보니 결혼생활이 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점 때문에 재산분할이 아예 안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저희 신혼집은 남편이 대출을 받아 본인 명의로 구입한 것이지만, 결혼 후 남편은 별다른 소득이 없이 사업을 준비 중인 상황이었기에 제 월급으로 대출금을 갚고 생활비를 전액 충당해왔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남편 명의 아파트에 대해 재산분할을 받을 수 없을까요?

A) 일반적으로 배우자 단독 명의의 특유재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이 불가능하지만, 선생님의 경우처럼 결혼생활 중 상대방 배우자의 소득이 유일하였고 그 소득으로 집 대출금을 갚아온 점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대개 혼인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 형성한 재산이 적어 혼인기간이 긴 경우에 비해 재산분할에서 많은 기여도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혼인기간이 짧더라도 배우자의 기여도가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재산분할이 가능할 수 있으니 너무 미리 낙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장윤정 변호사
[이혼도 똑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한 이혼을 위해 챗봇처럼 궁금증을 대화하듯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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